‘뒷문단속’에 실패한 롯데가 또다시 1패만큼 안타까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롯데는 10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7회까지 6대1로 앞서나갔지만 9회 한화에게 동점을 허용하며 지긋지긋한 연장전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가 올 시즌 기록한 무승부는 무려 6번. 이 중 5번은 모두 앞서있다가 상대팀에게 뼈아픈 동점을 내줘 기록한 것이다. 롯데는 이날 경기로 11번의 연장전끝에 단 1승만을 챙기는 연장승부 징크스를 이어갔다.
롯데는 8회 2사후 한계투구에 이르렀다는 판단하에 1실점으로 호투하던 염종석 대신 좌완투수 가득염을 마운드에 올렸다. 좌타자인 한화 외국인선수 제이 데이비스를 상대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가득염의 공을 통타해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곧바로 박석진을 투입했지만 김태균에게 또다시 중전안타를 얻어 맞았다. 한화 후속타자 최진행은 강한 타구를 날렸고 롯데 2루수 박남섭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왔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신경현의 적시타로 2점을 뽑은 한화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한화는 9회초 이범호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고 대타 장종훈이 안타를 쳐냈다. 롯데 마무리투수 손민한의 폭투까지 겹쳐 한화는 무사 주자 2,3루 기회를 잡았고 이영우가 2루땅볼로 1타점을 기록했다. 손민한은 다음타자 조윤채를 삼진으로 잡아내 불을 끄는 가 했지만 한화타선의 미래를 짊어질 신예 거포 콤비 김태균, 최진행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6대6 동점이 됐다.
롯데는 지난 4월 9일 LG전에서도 8회까지 3대2로 앞서다 마무리실패로 연장승부끝에 무승부를 기록했으며 5월 8일 기아전에서도 8회 기아에게 동점을 허용해 또다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이길 수 있던 경기를 체력적 부담이 가는 연장 무승부로 끝마치는 실수를 되풀이했다. 연장승부에서 유일하게 롯데가 승리한 경기는 9일 페레즈의 끝내기포가 터져나온 한화와의 경기 뿐이었다.
프로야구 순위결정제도가 승률제에서 다승제로 바뀐 이후 무승부는 사실상 의미가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과거 승률제에 따르면 40승 5무 15패인 팀이 41승 2무 17패인 팀 보다 순위에서 앞서게 되지만 무조건 승리가 많은 팀이 우위를 점하는 다승제에서는 반대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5번이나 앞서다가 동점을 허용해 무승부를 거둔 ‘꼴찌’ 롯데에게는 더욱 그랬다.
프로야구 판에서는 1점차 승부를 제대로 할 줄 알아야 강팀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롯데는 이런 면에서 현재까지는 이유있는 꼴찌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연장전의 외줄타기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최하위에 그쳐 있지만 올 시즌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는 롯데가 연장전과 무승부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분위기반전을 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