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베트남에게 0대1로 패했던 한국이 9일 월드컵예선 베트남전에서 안정환, 김두현의 골로 2대0의 승리를 따내며 ‘베트남 악몽’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된 박지성이 공격의 물꼬를 텄고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가담하며 경기초반부터 압도적인 경기내용을 펼쳤다. 특히 한국의 공격수들은 공을 뺏길 경우 곧바로 1차 수비라인을 형성해 베트남 수비수들을 압박하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반면 베트남은 중원을 강화하는 전술로 전형적인 ‘밀집수비’ 방식에서 탈피하려 했지만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기에 급급할 정도로 한국선수들의 적극적인 압박 플레이에 속수무책이었다. 베트남은 간간이 후방에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로 역습을 노렸지만 위협적인 슛을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 패스가 효과적으로 이어지지 않아 이렇다 할 기회는 잡지 못했다. 골이 터지지 않아 다소 초조해 했던 한국 벤치의 분위기는 전반 30분 바꼈다.
베트남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중앙돌파를 시도하던 이을용이 뒤에 있는 안정환에게 뒤꿈치 패스로 볼을 내주자 안정환이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첫 골이 터졌다.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이탈리아와의 지난 2002년 월드컵 16강전에서 골든골로 한국축구의 새 역사를 만든 안정환이 인연이 깊은 대전에서 또다시 골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안정환의 선제골로 부담감을 털어낸 한국은 파상공세로 베트남 수비진을 유린했다. 한국은 전반 37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받은 김은중이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후반 3분 한국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쏘아올린 이을용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았으며 후반 26분에도 박지성의 헤딩슛이 골포스트에 맞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1대0의 불안한 리드를 지켜가던 한국은 후반 16분 교체투입된 김두현이 쐐기골을 뽑아냈다. 김두현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보인 박지성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돌진하면서 골키퍼가 손쓸 수 없이 왼쪽 골포스트 구석에 박히는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베트남, 오만, 몰디브까지 이어진 ‘약팀 징크스’에서 벗어났지만 골 결정력을 숙제로 남겼다. 한국은 골대를 3번이나 맞추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기도 했지만 많은 득점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로이터 통신은 9일 베트남전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의 플레이를 높게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박지성은 훌륭한 게임을 펼쳤으며 중원에서 질풍 같은 돌파로 베트남에게 계속적인 위협이 됐다”고 언급했다.
일본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조 홈경기에서 약체 인도를 7대0으로 대파하고 3연승 가도를 달렸다. 또한 지난 주 헝가리와의 친선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말레이시아를 4대0으로 제압했다.
한편 이란과 태국은 홈경기에서 각각 요르단과 북한에게 덜미를 잡혔다. 1978, 1998년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는 아시아축구의 강호 이란은 복병 요르단에게 0대1로 패했으며 태국은 북한에게 1-4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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