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수준의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의 골키퍼인 이케르 카시야스가 지난 2002년 월드컵 한국전에서 스페인이 패한 원인이 심판판정에 있었다고 주장, 빈축을 사고 있다.
***카시야스 “한국전 패배는 심판판정 탓”**
카시야스는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유로 2004 대회에서 스페인은 우승후보가 아니다. 스페인은 ‘8강에 오르면 탈락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늘 운이 없었다. 지난번 월드컵때도 우리는 심판 때문에 졌다. 우리가 아무리 경기를 잘했다 하더라도 한국을 이길 순 없었다”고 밝혔다.
카시야스의 발언은 전력에 비해 늘 국제대회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냈던 스페인 축구가 2002년 한국과의 월드컵 8강전에서 탈락한 이유를 ‘심판판정’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스트라이커 라울이 결장한 스페인은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끝에 한국에게 패했다. 스페인 언론에서는 경기가 끝난후 연장 2분 모리엔테스의 헤딩슛이 골로 인정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심판판정에 강한 불만감을 표시했다. 선심은 모리엔테스에게 이어진 크로스가 이미 골 라인 아웃됐다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스페인은 196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월드컵에서는 1950년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4강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스페인은 1986년, 1994년에 이어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도 8강전에서 무릎꿇는 등 ‘8강전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2002년 행운으로 스페인 주전 골키퍼가 된 카시야스**
지금은 스페인과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를 굳힌 카시야스는 2002년부터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카시야스는 당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주전 골키퍼 세자르 산체스의 부상으로 경기종료 23분을 남겨놓고 경기에 투입돼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카시야스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카니자레스가 화장품병을 발등에 떨어뜨려 부상당해 스페인 대표팀 주전 골키퍼가 되는 행운까지 얻었다. 카시야스는 승부차기로 끝난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대활약해 스페인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지역주의, 팬들과 협회의 압력이 스페인 국제대회 부진의 원인?**
카시야스는 세계최고의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인 프리메라리가를 보유하고 있지만 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전통적으로 약했던 스페인 축구의 문제점이 지역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완전히 수긍하지는 않았다.
카시야스는 “카탈루냐 출신의 절친한 친구인 사비도 나와 같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이 우승하기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며 지역주의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카시야스는 또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성적에 기쁘지 않다. 하지만 스페인 국가대표팀은 하나의 위안거리다. 눈앞으로 다가온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동기부여가 된다면 큰 성과를 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페인 축구는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투명한 선수선발과 선수단 단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더욱이 국제대회 징크스를 깨고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스페인 축구협회와 팬들의 압력이 선수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스페인 언론, ‘바스크 출신’ 클레멘테의 선수선발 비난**
한 예로 스페인 대표팀의 감독을 역임했던 바스크 출신의 클레멘테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 위주의 국가대표팀이 아닌 스페인 전 지역에서 뛰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진정한 국가대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로 양분된 스페인 언론은 클레멘테 감독이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할 때마다 “자신의 친정팀인 아틀레티코 빌바오 선수들을 편애한다”는 비난으로 클레멘테 감독을 압박한 바 있다.
2002 월드컵 유럽예선전의 부진으로 스페인 대표팀을 떠난 바스크 출신의 클레멘테 감독은 영국의 축구전문지 <월드사커>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페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월드컵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리 팀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스페인 감독으로서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유명 선수들, 축구협회 회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라는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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