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정치특보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4일 ‘김혁규 총리 지명’ 논란과 관련, “재석 과반수 동의인만큼 (총리지명에)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6.5 재보선에서의 열세를 뒤엎기 위해 이날 중 김혁규 지지 발언이 나올 것이라던 영남 선대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어서, 지금 여권이 재보선에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가를 감지케 한다.
***“盧, 야당이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는 듣지 않을 것”**
문 특보는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몇명이 반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야당이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논리가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문 특보는 “반대에는 대의명분이 필요한데, 명분이 없으면 (노 대통령은) 듣지 않을 것이고, 반대 논리가 정확하다면 한 명이 반대해도 귀 기울이고 들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총리의 지역배분 문제에 대해 “옛날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영남 국회의장, 영남 당대표식으로 3권을 독점하며 가다가 총리만 임명직이라 호남에서 해 온 것”이라며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고 반박했다.
유인태 의원도 재보궐 선거 결과와 총리지명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내 짐작에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재보선과 무관하게 김혁규 총리지명이 강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런 가운데 신기남 의장, 천정배 대표 등도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소속의원 1백52명을 두루 만나 김혁규 총리 지명에 대한 여론을 수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인 당-청 협의에서 보고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김혁규 총리지명에 대한 반대론 및 신중론은 주로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의총에선 “총리지명에 대한 논의는 일절 없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유인태, 문희상 ‘역할론’ 강조**
한편 당 지도부는 이날 노대통령과의 회의에서 당청관계 설정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신기남 의장은 제주 지원유세 도중 “앞으로 당청협의를 정례화하자고 제의할 것”이라며 “모임에 대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논의사항”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오늘 회동에서는 바람직한 당청관게 수립을 위한 깊은 협의가 있을 것”이라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등하면서도 긴밀한 협력관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여당 지도부와 노 대통령의 회동에선 신 의장과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참석하는 당청협의 채널과 문희상 정치특보를 중심으로 하는 비공식 의사소통 구조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인태 의원은 “당정분리 한다고 해놓고 주례회동을 하는 것은 모양새가 그렇지 않느냐”면서 “정책실장과 만난다는데 배후에서 콘트롤한다는 생각만 들게한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유 의원은 “정치적 사안은 지도부가 회동해서 풀어야 하니 특보가 역할을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문 특보의 ‘역할론’을 강조한 뒤, “이런 사정을 초선들이 잘 모르니 비공식 채널로 오해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서 오해가 풀리고 이해가 되면 관계가 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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