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두산)과 이승호(LG)의 '닥터 K'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잠실라이벌전에서 두산이 LG를 6대2로 제압하고 3연전 싹쓸이를 기록했다.
두 에이스들의 충돌에서 승부의 열쇠가 된 것은 볼넷이었다. 이승호는 1회에만 3개의 볼넷을 내주며 투구수 조절에 실패했고 반면 박명환은 무사사구 경기를 펼쳐 8회까지 호투할 수 있었다.
두산은 1회초 선두타자 전상렬이 내야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잡았지만 장원진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승호는 이 상황에서 볼카운트 2-3까지 가는 접전끝에 안경현을 볼넷으로 내줘 김동주에게 좌월 3점홈런을 얻어 맞는 빌미를 스스로 제공했다.
제구력이 흔들렸던 이승호는 김창희, 강봉규를 또다시 볼넷으로 내보냈고 강인권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회에만 4실점했다. 4점의 리드를 안고 등판한 박명환도 1회에 마틴과 최동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을 허용했다.
타격전 양상을 띨 것같았던 두 팀의 승부는 2회부터 투수전으로 바꼈고 '삼진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4회말 LG는 박용택이 좌전안타로 나가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최동수가 친 공을 두산 3루수 김동주가 어렵게 잡아 병살로 연결해 흐름이 끊겼다. 김동주와 두산으로서는 1회 때려낸 홈런이상의 값진 수비였다. 두산은 6회, 8회 각각 1점을 추가해 승부를 결정지으며 LG와의 3연전을 모두 싹쓸이했다.
올 시즌 생애처음으로 탈삼진왕을 꿈꾸는 박명환은 8회까지 삼진 8개를 잡아내 이날 경기에서 삼진 6개를 기록한 이승호와의 격차를 7개로 벌렸다. 박명환은 지난 2002년 고졸신인 돌풍을 일으켰던 김진우(기아)에게 8개 차이로 탈삼진왕을 자리를 놓친 바 있다.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없는 깔끔한 무사사구 투구를 보여준 박명환은 8회까지 1백9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조절에 성공했다. 반면 볼넷 4개를 기록한 이승호는 1회 난조로 6회까지 1백31개의 공을 던지는 비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한편 두산의 김동주는 1회 3점홈런으로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하며 향후 '잠실홈런왕'을 놓고 박용택(홈런 10개)과의 치열한 홈런경쟁을 예고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가장 많은 홈런포를 날린 선수는 우즈로 지난 1998년 42개의 홈런을 기록한 바 있으며 국내선수로는 심정수(1999년), 김동주(2000년)가 31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