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분앙원가 공개가 백지화 논란을 야기하면서 이를 비난하는 시민단체의 항의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백지화가 아니다”는 당 지도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은 3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항의기자회견을 열고 “열린우리당은 수시로 업계 로비를 받는 건교부에 끌려다니기만 한다”고 비난했다.
***“당정협의 내용은 백지화나 다름없어”**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회원들을 포함한 20여명의 경실련 회원들은 이날 오후 한여름 같은 뙤약볕에도 아랑곳없이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우리당의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를 강하게 성토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김성달 간사는 “열린우리당이 건교부와 가진 3번에 걸친 당정협의는 결실을 낼 수 있는 자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이 한 발씩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선택케 한 공약 중 하나가 분양원가 공개라면 그대로 지키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우리당 지도부가 “분양원가 공개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감이 역력했다. 김 간사는 “‘백지화’가 입 밖으로 나왔냐 안나왔냐의 문제이지, 협의 내용을 보면 백지화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도 이날 오전 강동석 건교부장관의 “분양원가 공개 불가”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수십년동안 업계 로비를 수시로 받아서 공급자를 위한 정책을 펼쳐온 건교부로서는 원가 공개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가세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개혁정당을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이 그런 건교부에 끌려다니기만 해서는 민생개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완기 시민감시국장 역시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당정협의 3번동안 열린우리당은 건교부의 입장을 대변키만 해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경실련은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태도에서 책임 있는 정당,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찾아보기 힘든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가연동제는 과거방식의 단기적인 규제책"**
당정이 공감대를 모은 소형아파트 원가연동제에 대해서는 “대안이 아니라 규제책에 불과한 임시방편”이라고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박완기 국장은 “당정은 원가연동제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얘기하지만 25.7평형 이하 아파트에 대해 도입하겠다는 원가연동제는 일시적인 분양가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근본적인 부동산안정화대책은 될 수 없다”며 분양가 공개 공약 준수를 재차 촉구했다.
김헌동 본부장 역시 “원가연동제는 가격 규제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중장기적인 대책 없이 당장의 가격만 잡겠다는 과거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의 요구는 억지로 간섭해서 가격을 잡으라는 것이 아니라 원가 공개를 통해 바른 시장질서가 자리 잡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공공의 재산인 택지가 얼마고 그 택지를 조성하는 데 얼마가 들었고 거기에 아파트를 짓는 데 얼마가 들어가냐를 공개해 놓으면 그를 토대로 민간이 얼마의 이익을 남기느냐를 추산해 보겠다는데 그게 뭐가 그리 힘드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관철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나 신기남 의장과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대화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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