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이 28일 6차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 김태형 전 한신공영회장, 이준호 전 충남방적 대표 등 9명을 구속기소하고 전윤수 전 성원그룹 회장, 원하연 센추리 대표,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한 다른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징역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최원석(60) 동아그룹 회장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 혐의를 적발해 추가기소했다.
***검찰, 공적자금 비리 적발 무더기 구속기소**
검찰에 따르면,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은 97년 3월 한길종금을 인수한 뒤 상환능력이 없는 성원기업 등 계열사 명의로 4천2백억원을 부당대출 받고 98년 부도가 임박하자 사찰 주지 김성택씨를 통해 개설한 사찰 명의 계좌 등으로 회사 공금 47억5천만원을 빼돌리는 등 2백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다.
검찰은 김씨가 2백50억원 상당의 포항터미널과 80억원 상당의 부산 소재 주차장, 사찰 명의를 이용해 숨긴 호화저택과 아파트 4채, 연립주택 등 6백34억원 가량의 재산을 은닉한 것을 밝혀내고 예금보험공사에 재산 전액을 환수토록 통보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피해 성북동에 7백평대 고급 저택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집안에는 디자이너가 제작한 고급 의류 수백벌과 포장도 뜯지 않은 이탈리아제 구두 등이 드레스룸에 가득했으며, 대형 그림을 사모으기도 하고, 지하에는 골프연습장까지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석(60) 전 동아건설 회장도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줬다. 95∼96년 회사 자산을 1조2천2백억원대로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해 6천억원을 사기대출받고 비자금 1백84억원을 조성.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는 98년 4월 이혼한 전처에게 회사 공금으로 위자료 24억원을 우선 지급한 뒤, 시가 17억원의 자신의 서울 장충동 소재 부동산을 회사에 24억원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계처리했다. 당시는 동아그룹이 금융기관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는 등 최악의 자금난을 겪었던 시기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최씨는 직원 급여, 공사장 인건비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1번에 2억~5억원씩 조성한 비자금을 집무실 캐비닛에 넣어두고 수시로 정.관계 로비나 임직원 격려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는 한편 자택 관리를 위해 개인적으로 고용한 운전기사, 경비원, 보일러 기사 등 19명의 급여를 회사에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94년~98년까지 회사돈 1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찰 명의로 재산 은닉, 전처 위자료 회사돈으로 지급**
호화생활은 전윤수 전 성원그룹 회장도 뒤지지 않았다. 전씨는 95∼98년 성원건설 등의 도급공사 수익을 부풀리거나 외화수익의 기준 환율을 높게 적용하는 방법 등으로 1천3백15억원을 분식해 4천4백67억원을 사기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데, 역시 고문 법무사의 명의를 빌려 빼돌린 회사 재산으로 고급 주택가인 서울 성북동에 대지 5백30평을 매입한 뒤 건평 1백80평 규모의 호화주택(시가 35억원)을 짓기도 했다.
전씨는 또한 99년 4월 회사가 부도가 난 당일에도 계열사 소유 부동산을 매도한 대금 14억3천만원을 빼돌려 자녀 유학비용, 주택부지 매입대금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97년~99년까지 처가 회사 임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2천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밖에 김태형씨는 한신공영의 회계분식을 통해 1천8백65억원을 사기대출받고 9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고, 이준호 전 충남방적은 1천3백억원대 회사채 보증 사기 혐의를, 냉난방기 제조회사인 센추리 원하연 대표는 분식회계를 통해 4백50억원을 사기대출받았고,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은 97∼98년 삼익건설 이창수 회장으로부터 대출과 관련된 사례 명목으로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수사로 2001년 12월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 출범 이래 1천7백1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게 됐으며, 역시 공적자금이 투입된 H, S, G 사 등에 대해 연말까지 수사를 한 뒤 합동단속반 활동을 종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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