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희정씨에 대해 검찰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채권 및 현금 30억원 등에 대해 추가 기소하며 징역 7년 및 몰수-추징 91억5천5백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 4일 징역 7년 및 몰수.추징 51억9천만원을 구형한 바 있으나 추가기소 부분과 나라종금 부분을 합쳐 추징금만 40억여원 늘어나게 됐다.
***검찰, "삼성채권 15억원 용인땅 매매 대금으로 강금원에게 지급한 것 아닌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재판장)의 심리로 27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과 안씨가 삼성으로부터 받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게 건낸 채권 15억원의 목적에 대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에 따르면 안희정씨는 2002년 6월경 삼성으로부터 채권 15억원을 받았고, 이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게 건넸으며, 강 회장은 이 채권을 사채시장에서 10억원으로 현금화해 장수천 빚 변제를 위한 이기명씨 용인땅 매입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두고 "피고인이 삼성 채권 15억원을 강 회장에게 준 것은 장수천 빚 문제를 해결키 위한 용인땅 매매 대금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냐"고 안씨를 추궁했다.
***안희정 "생전 처음 보는 채권, 강 회장에게 신세 갚기 위해 준 것"**
이에 안씨는 "삼성으로부터 채권을 받을 때 '뜻하지 않은 돈이 생겼다'고 생각했으며, 채권이라는 것을 처음 봤는데 어떻게 쓰는 줄도 몰랐고, 오랫동안 신세진 강 회장에게 신세를 갚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재력이 있는 강 회장이 용인땅을 선의로 매입한 것이고, 이미 3월에 결정한 것으로 강 회장이 삼성채권을 용인땅 매매 대금으로 지급한 것은 그해 말에 알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그러나 "피고인과 강 회장의 자금을 주고 받은 내역 조사 결과, 피고인은 강 회장에게 39억1천만원 가량을 제공했고 28억8천만원을 돌려 받았는데, 결국 강 회장은 용인땅을 매입하는데 자기 돈을 한 푼도 안 쓰게 된 셈 아니냐"고 안씨를 추궁했다.
안씨는 그러나 "검찰의 계산은 계좌추적상 드러난 자금만 계산한 것으로 계산법이 잘못됐다"며 "강 회장으로부터 수시로 돌려 받아 쓴 금액이 6~7억원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삼성 채권 15억원 '성명불상'에 포함되는 돈"**
검찰과 안희정씨 사이의 신경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씨가 변호인 신문을 통해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중 '성명불상'으로 처리된 17억4천만원과 4억5천만원, 총 21억9천만원에는 삼성 돈 15억원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받은 불법정치자금 중 사용처를 추적한 결과 21억여원이 선거와 관련없이 사용됐는데, 피고인의 주장대로라면 대부분의 자금이 강금원에게 호의적으로 지급되는 등 선거자금으로는 하나도 사용되지 않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안씨는 이에 "강 회장에게 주고, 장수천 채무 변제를 위해 선봉술씨에게 지급한 것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선 당시 내 객관적 위치가 선대위 총무.재무팀이 아닌 후보 정무팀이었다"며 "선거는 선대위에서 운용했고, 나는 대통령 후보를 오랫동안 모신 사람으로서 주변 관계를 처리하고 경비 사용한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안씨의 주장에 재판부는 "그 당시 허위 진술을 한 셈인데, 지금의 진술은 어떻게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겠느냐. 어떤 게 진실이냐"고 묻자, 안씨는 "처음부터 (정확히) 진술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당시 정치자금을 제공한 분들의 호의를 보호할 필요가 있었고, 정확히 진술하지 않아 오해를 산 것 같은데, (오늘 밝힌) 모든 것이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검찰, 남상국 회장 1억7천5백만원-박연차 회장 5억원 수수혐의 추가기소**
이밖에 검찰은 안씨가 재미 실업가 이모씨로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열리던 2002년 3월 제주도를 찾아 5천만원을 받고, 같은달 하순 1억원, 이후 10, 11월경 여의도에서 3차례에 걸쳐 2천5백만원 등 모두 1억7천5백만원을 받은 혐의 및 대선 직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추가기소 했다.
검찰은 특히 "이씨가 건넨 1억7천5백만원은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준 돈으로 판명났는데, 이를 알았느냐"고 물었으나, 안씨는 "이씨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주 후원회인 '민들레' 회원으로 알고 있었고, 당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후원회에서 모아준 돈으로 알았다"며 "3월에 받은 1억5천만원은 경선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이씨가 사무실에 찾아와 금일봉 형식으로 두고가 사무실 경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안씨는 또한 박 회장으로 부터 받은 5억원에 대해 "3억원은 부산과 서울에서 선거자금으로 쓰고 2억원은 강 회장과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에 제출했다"고 진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