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경기내용을 펼친 한국 남자배구팀이 중국, 이란에 잇따라 패해 아테네 올림픽 본선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지게 됐다.
한국은 23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이란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이란의 힘있는 서브에 서브리시브가 흔들렸으며 몸 컨디션이 아직 정상이 아닌 김세진, 신진식의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4대12로 이란에 뒤졌을 뿐 아니라 무려 23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한국의 차주현 감독은 좌우 공격수인 신진식, 김세진이 부진하자 이형두, 장병철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남자배구에서 블로킹과 함께 가장 중요한 서브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양한 작전을 펼 수 없었고 자연스레 세터의 토스도 상대 블로커들의 눈에 읽힐 수 밖에 없었다. 서브리시브의 달인으로 불리며 한국대표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던 석진욱 선수의 공백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22일 중국전에서도 수비에서 불안한 점을 보이며 고공강타와 블로킹을 앞세운 중국에게 패한 바 있다.
손쉬운 상대로 평가됐던 이란의 승리를 이끈 감독은 한국 출신의 박기원 감독. 1970년대 한국대표팀 센터를 지냈던 박 감독은 세계최고 수준의 이탈리아 클럽팀 지휘자로 변신한 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이란의 준우승 돌풍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84년 LA올림픽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5회연속 올림픽본선진출에 성공했던 한국 남자배구팀은 외견상 세계랭킹 7위로 이번 예선에 참가하고 있는 팀 가운데 프랑스(세계랭킹 4위)에 이어 두 번째로 랭킹이 높지만 주전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쳐 연패의 늪에 빠졌다.
8개국이 출전한 이번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배구 세계예선 풀리그에서 아테네행 티켓을 확보하려면 전체 1위를 하거나 아시아팀중 1위를 해야 가능하다. 현재 아시아팀에게만 2패를 기록중인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본선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 강호들과의 경기가 남아있어 한국팀의 올림픽 본선진출은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한편 일본은 ‘떠오르는 스타’ 야마모토 류코가 혼자서 39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했지만 중국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석패해 1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은 비장의 카드로 2백5cm의 센터 콤비 사이토와 야마무라를 내세웠지만 평균신장에서 일본에 비해 5cm가 큰 중국의 고공강타와 속공에 고배를 마셨다.
또한 일본남자배구팀에게 올림픽축구팀의 툴리오처럼 행운을 가져다 줄 선수로 평가됐던 브라질 귀화선수 스기야마 마르코스는 체력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며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한국은 25일 중국과 함께 2승을 달리고 있는 최강팀 프랑스와 격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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