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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덕담, 신기남 “세한송백”에 김덕룡 “송무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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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덕담, 신기남 “세한송백”에 김덕룡 “송무백열”

여야 대표회담 서로 치켜올리면서도 팽팽한 신경전

20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한나라당 김덕룡 신임 원내대표의 첫 회동에선 주고받는 덕담 속에도 ‘개혁’에 대한 시각차가 확연했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으나 미군 재배치, 추경편성, 김혁규 총리지명 등 당면 현안에 대한 뼈있는 말들이 오갔다.

***“세한송백” vs “송무백열”**

김덕룡 대표의 예방차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서 진행된 여야 새 지도부간 첫 회동은 신기남 의장이 “덕장인 김덕룡 선배가 당선된 것은 17대 국회의 화룡점정”이라는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시작했다.

신 의장은 “삼국지에 ‘세한연후지송백(歲寒然後知松栢. 소나무와 잣나무의 기상이 푸른 것은 겨울이 돼야 알 수 있다)’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나라당이 진통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김덕룡 대표의 진가를 본 것이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6.3세대의 중진이고 민추협활동을 통해서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공헌한 분으로 우리와 같은 당을 해도 조금도 손색없는 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김 대표 같은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분을 만난 것은 내 복이다”며 “당선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래서 축하 난을 제일 먼저 보낸 것이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송무백열(松茂栢悅.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하더라)’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당이 젊고 개혁적이어서 제 마음이 기쁘다”며 “폐기처분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쓰고 버리자는 뜻으로 (의원들이) 나를 불러준 것 같다”는 겸손으로 화답했다.

김 대표는 “두 분 지도자와 상생의 정치를 같이하게 돼 개인적으로는 의정활동의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게 된 점이 자랑스럽다”고 회담 내내 신 의장과 천 대표를 칭찬하기도 했다.

***김덕룡, “인사문제로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지만 ‘개혁’의 개혁의 속도와 의제 등에선 온도차가 확연했다.

김 대표는 “개혁이 올바른 방향이라면 국민들이 결코 인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 대신 모든 개혁이 한꺼번에 갈 수는 없고 우선순위는 민생이나 경제문제”라고 속도조절을 요구했다. 그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은 안된다”며 “그런 점에서 천 대표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해 은근히 천 대표의 ‘개혁드라이브’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악셀레이터가 있으면 브레이크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세게 밟지는 말아달라”는 뼈있는 농담으로 응수하며 “천 대표가 밀어붙이는 개혁파로 알려졌는데 놀랄만큼 합리적이다”고 덧붙였다. 천 대표도 “여야가 충분히 대화하고 이견이 있더라도 논의 과정을 통해 서로를 알려고 노력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당면한 정국 현안에 대한 신경전도 팽팽했다.

신기남 의장이 “김 대표의 협조 아래 경제가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를 기대하겠다”고 하자, 천 대표는 “이왕이면 외교안보 분야도…”라며 최근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한미동맹 균열’로 보는 한나라당의 시각 교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경제에 관한한 우리당 당원보다도 열심히 하겠다”면서 “외교안보 문제는 정파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응수했다.

또한 회담에 배석한 우리당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김 대표가 상생의 정치를 한다하니 든든하다”면서 “민생추경에도 협조를 부탁한다”고 추경 편성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입장 전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김 대표는 “제발 인사문제로 저희를 시험에 들지 않게 잘 좀 해달라”고 당부, 여권의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 강행방침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상생정치 하려면 인간적으로 가까워져야”**

한편 ‘상생의 정치’를 다짐한 여야는 여야간 인간적 친밀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멋있는 정치, 정치다운 정치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삭막해진 게 아닌가 싶다”며 “낭만적인 정치를 위해 가끔 만나 소주도 한잔 했으면 좋겠다. 내가 먼저 소주한잔 사겠다”고 말했다.

이에 “15대때만 해도 여야간에 식사도 하고 술도한잔 하고 그랬는데 16대 들어와서 대결만 했다. 물밑 대화가 전혀 없었다”(신기남), “상생을 하려면 인간적으로 가까워져야 한다”(천정배)고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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