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19일(현지시간) 캔사스시티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개를 내주며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텍사스는 3대5로 캔사스시티에게 패했고 박찬호는 이날 홈런 3개를 허용해 이번 시즌 13개의 홈런을 얻어맞아 메이저리그에서 제이미 모이어(시애틀)와 함께 피홈런부문 공동 2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홈런 3방으로 무너진 박찬호**
박찬호는 3회초 캔사스시티의 1번타자이자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앙헬 베로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4회초에도 켄 하비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텍사스는 4회말 행크 블레이락이 홈런으로 응수하며 1점을 쫓아갔지만 7회 박찬호가 무너지면서 경기를 역전시키는데 실패했다. 박찬호는 7회 선두타자 맨디 로페즈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베로아도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카를로스 벨트란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투구리듬을 갑작스레 잃었다. 투구수 1백개를 훌쩍 넘긴 박찬호는 후속타자 마이크 스위니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위기를 자초했다.
다음타자는 텍사스에서 동료로 활약했던 후안 곤잘레스. 한떄 메이저리그의 ‘타점기계’로 불렸던 곤잘레스는 전성기때 만큼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는 실력으로 박찬호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받아쳐 3점홈런을 작렬시켰다.
텍사스는 7회말 몸에 맞는 볼과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격했다. 결과론이지만 박찬호가 7회초 2사후 위기상황을 잘 넘겼다면 역전에 성공해 승리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텍사스 포수, “박찬호 공 한 개에 신경써야”**
AP통신은 “박찬호가 앞선 세 타석에서 곤잘레스를 잘 막아냈지만 7회 원볼 상황에서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져 홈런을 내줬다”고 언급했다.
박찬호는 경기후 “내 슬라이더는 잘 구사됐는데 단 한번 실투해 안타깝다. 나는 오늘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홈런이 나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텍사스의 제랄드 레어드 포수는 때마다 실투 때문에 무너지는 박찬호에게 “박찬호는 무슨 수로든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그가 신경써야 할 것은 공 한 개다”라고 뼈있는 조언을 했다.
한편 박찬호에게 홈런을 쳐낸 곤잘레스는 지난해 겨울 텍사스를 떠나 캔사스시티로 이적해 캔사스시티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겨우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여전히 텍사스 레인저스 역대 홈런과 타점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곤잘레스는 힘 있는 배팅감각을 되찾기 위해 번외 타격연습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 피홈런 공동 2위-몸에 맞는 볼 공동1위**
박찬호의 패인은 캔사스시티 타선에게 내준 안타 4개중 홈런이 3개였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올 시즌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하면서 땅볼을 많이 유도해냈던 박찬호는 최근 승부처마다 빠른 볼의 제구가 뜻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전했다. 이같은 박찬호의 고질적인 제구력문제는 이날 경기에서 3명에게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한 것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박찬호는 타선의 지원으로 지난 탬파베이 경기에서 힘겹게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미덥지 않는 투구내용을 보이며 현지언론으로부터 “올 시즌 박찬호가 또 실패를 거듭하면 방출해야 한다”는 혹평까지 감수해야 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투수가운데 피홈런 공동 2위, 몸에 맞는 볼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방출설’까지 나와 여러가지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박찬호가 향후 어떤 투구내용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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