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0일 밤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열린우리당 입당과, 정동영-김근태 등 우리당 관계자들에 대한 조기 개각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새 총리 임명후 각료제청권을 주는 절차를 거쳐 6월 하순께 개각을 단행하려던 방침이 조속한 여권 교통정리쪽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내주초 통일.문광부 등 4-5개 부처 조기 개각"**
19일 열린우리당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내주초 4-5개 부처에 대한 조기 개각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일단 고 총리에게 각료 제청권을 행사토록 한 뒤, 제17대 국회 개원인 내달 7일을 전후해 고 총리가 사표를 제출하면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에는 정세현 통일, 이창동 문화관광,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의 교체가 유력시된다. 조영길 국방장관과 장관급인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의 교체 가능성도 전해지고 있다.
입각이 기정사실화된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원내대표의 경우 일찌감치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상태이고, 정동영 전의장은 우선적으로 행자부 장관, 차선으로 문광부 장관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청와대는 보건복지부장관을 맡기고 싶어해 최종 조율결과가 주목된다. 문광부장관 자리에는 부산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철 전의원이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조영길 국방장관의 경우는 최근 군비리 수사과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점과 평소 자주적 성향이 부족한 점 등이 문제가 돼, 사상최초로 민간인 출신으로 교체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盧, 열린우리당 지도부 회동서 입장 밝힐 듯**
한편 노 대통령은 20일 열린우리당 신.구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열린우리당 입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조기 개각 방침도 밝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입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노대통령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이 자리에서 조기 개각 등 여권 진용 개편과 관련된 의견도 교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회동엔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 의장, 정동영 전의장, 김근태 전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신.구 지도부 19명이 참석한다. 청와대에선 김우식 비서실장, 박봉흠 정책실장, 이병완 홍보수석이 배석할 예정이다.
***노 친정체제 강화**
17대 국회 개원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당초 6월 하순으로 예상됐던 개각이 조기 개편 쪽으로 선회한 것은 노대통령 입당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일사분란한 친정체제로 재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동영 전의장, 김근태 전원내대표 등 전 지도부에 대한 '교통정리'를 빨리 해야만 신기남 의장-천정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 지도부에 힘을 실을 수 있고, 언론개혁 등 각종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조기개각과 관련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윤 대변인은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각료제청권자인 고건 총리 측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다 '편법 제청'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나, 조기개각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게 청와대와 우리당의 일반적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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