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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김덕룡, 압도적 지지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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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김덕룡, 압도적 지지로 당선

박근혜 체제 공고화, "여권 일방독주에 제동걸겠다"

박근혜 대표와 호흡을 맞출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5선 관록의 김덕룡 의원이 당선됐다.

19일 오전 전체 1백21명의 당선자 중 1백19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는 66표를 얻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3선그룹 주도의 개혁보다 안정과 단합을 선택한 결과다. 김문수 의원이 39표로 2위, 안택수 의원이 14표로 그 뒤를 이었다.

***"여권의 일방적 독주에는 선명한 투쟁으로 맞서겠다"**

김덕룡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사말에서 "안정속의 건강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무엇보다 당이 단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사안마다 토론해서 당론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화합형 원내대표'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여관계에선 선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김 대표는 "우리 국회가 철저한 3권분립의 정신 아래 권위와 권능을 지키도록 하겠다"며 "여권의 일방적 독주에는 선명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여권이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을 강행할 경우 여야간 첫 번째 마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실 산하에 (김혁규 총리지명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겠다"며 "상생의 정치를 하자며 뒤로 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대표의 키워드인 '개혁'에 맞서 김 대표는 '안정'을 강조하면서 차별성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시대 야합 개혁, 남을 따라가는 개혁, 파괴하고 분열하는 개혁이 아니라 우리 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미래를 창조하는 개혁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소장파-3선그룹-보수파 통합이 관건**

5선 중진의 김덕룡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으로 한나라당은 여당과의 개혁 경쟁보다는 안정과 견제에 더 비중을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 성향의 김문수 후보와 2차 투표까지 가지 않겠냐는 예상을 깨고 1차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것도 이같은 당선자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김 대표의 당선으로 박근혜 체제는 더욱 공고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박 대표의 강력한 우군인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지지, 박근혜-김덕룡 투톱 체제의 접착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표와의 사이에는 조금도 빈틈없는 관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박 대표와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했고, 박근혜 대표도 김 원내대표에 대해 "경륜을 발휘해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이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친화를 과시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 체제는 당분간 '단합'을 키워드로 당내 계파 분화를 아우르는 노력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지도체제 문제 등을 둘러싸고 표면적으로 드러난 소장파들과 3선그룹 사이의 미묘한 대립,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각종 당내 모임이 계파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록을 앞세운 조정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의총 토론 활성화 등을 통해 세력간 갈등 조정과 단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슈를 선점하면서 의총 중심으로 정책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원내정당화를 뿌리내려야 하고,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대표 체제에 대해 비판적 견제론을 주장한 3선 그룹의 김문수 후보는 39표를 얻는데 그쳐 당분간 소장파와의 세력 대결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또한 비영남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의석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영남권 세력의 위상에도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직은 파병이 당론"**

김 대표가 이라크 파병 등 현안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당내에 확산되고 있는 이라크 파병 재검토 주장에 대해 "이미 대통령이 요구해서 국회에서 의결한 사항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먼저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파병이 당론이다. 다시 대통령이 요구해오면 그때 검토해볼 사항"이라고 보수적 견지를 유지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철수는 안보의 공백으로 오고, 한미동맹관계 균열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정부와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이 제안이 왔는데도 진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정부는 협상력 부재에 대해 충분히 사죄해야 하고, 모든 것을 소상히 알려서 국민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김 대표가 한미관계,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이처럼 당내 보수파의 입장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어, 경선 지지세력인 소장파 의원들과의 적지않은 입장차이를 예고하고 있다.

***김덕룡, YS정권 이후 계속 '비주류'**

전북 익산 출신(1941년생). 서울대 총학생회장 시절 대일 굴욕외교 반대운동을 주도해 4학년 때 제적당했다. 1970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비서로 들어가 인연을 맺은 뒤, YS를 따르면서 세번 투옥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엔 여당 사무총장과 정무장관을 역임하며 '7룡' '9룡' 등 실세그룹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 출범 초기에 YS차남 김현철씨의 해외유학 등 권력에서의 배제를 주장하다가, YS와 김현철 눈밖에 나 그 후 권력중심에서 멀어졌었다.

이회창 총재시절에도 박근혜 현 대표와 더불어 당내 비주류로 밀려났다. 2003년 6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에 출마, 재기를 노렸으나 최병렬 전 대표에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호남 출신으로 수도권(서초을)에서 5선을 기록, 한나라당의 약한 고리인 호남과 수도권에서 지지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나, 이는 영남권의 영향력이 강한 당내 계파 구조에선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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