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을 연고로 한 시민구단인 서울유나이티드(가칭)창단에 대한 심포지움이 서울시청별관에서 열렸다.
<시민클럽의 설립과 자생성확보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개최된 심포지움에서는 국내에서 모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인식돼온 프로스포츠팀이 시민구단이란 형태로 흑자경영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돼 주목된다.
***프로스포츠에 있어서의 TV중계권의 위력**
첫번째 발표자인 미셸 젠 루피넨 전 FIFA(국제축구연맹)사무총장은 유럽축구클럽의 성공적 운영에 대해 발표하면서 TV중계의 위력을 강조했다.
루피넨 전 FIFA 사무총장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축구열기가 뜨거웠던 것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매일 TV를 통해 축구가 방영됐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축구가 더욱 발전하려면 꾸준히 축구경기가 중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루피넨 전 FIFA 사무총장은 “심포지움에 오기 전에 TV를 봤더니 야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한국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탓도 있겠지만 이는 야구경기가 상업적목적에서 광고주들의 관심을 끌고있다는 증거다”라고 언급했다.
루피넨 전 FIFA 사무총장은 “유럽의 경우 TV중계권은 구단수익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축구구단은 챔피언스리그 성적에 따라 엄청난 중계권수익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피넨 전 FIFA 사무총장은 “각 구단이 수익을 내려면 우선 리그가 막강해져야 한다. 리그소속팀들이 전력균형을 이루어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야한다”며 “이 같은 토대위에서 선수들 연봉이 구단재정의 7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규칙준수와 미디어의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의 특수상황, 지역사회 서비스로 이겨내야”**
J리그의 전략책정이나 마케팅 부분에 많은 일을 해왔던 쯔쿠바 대학의 나카자와 마코토 조교수는 지역에 공헌하고 지역시민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시민구단에 대해 발표했다.
나카자와 조교수는 “일본이나 한국의 경우 TV중계권을 통해 각 프로축구구단이 많은 돈을 벌기 힘들다. 고객만족과 수익성의 관계만으로 성립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도쿄 디즈닐랜드와 일본 J리그는 입장이 서로 다르다”며 유럽축구시장과 다른 한국과 일본의 특수성을 부각시켰다.
“높은 수준의 경기를 쾌적한 스타디움에서 제공하고 입장료를 지불하는 프로축구구단과 관중들의 ‘상업적 교환’관계만으로 프로스포츠를 유지하는 것은 아직 스포츠시장 규모가 성숙되지 않은 아시아국가에서 힘든 일”이라는 게 나카자와 조교수의 분석이었다.
나카자와 조교수는 “구단이 적극적인 사회지향의 마케팅을 통해 경제상황, 구단성적, 인기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하며 구단의 경영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주민의 의향을 경영방침에 받아들여야 주민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카자와 조교수는 “J리그는 2002년 지역공헌활동을 선수계약서에 조문화해 선수들에게 지역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토록했다. 2003년 시즌중 J리그 구단이 8백건이 넘는 지역공헌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구단 창단, 현실적인 문제도 검토해야”**
서울대 체육교육과 강준호 교수는 “2002년말 해체일보 직전의 대전시티즌이 30여만명에 달하는 대전시민의 서명운동과 대전시의 적극적지원으로 2003년 2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 한국프로스포츠사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시민구단의 성공사례를 언급했다.
강 교수는 “안양LG가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해 ‘FC서울’로 팀명을 변경한 상황에서 서울에 제2의 프로축구팀을 창단하는 문제는 긍정적 파급효과와 함께 현실적인 고려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우선 “서울 시민구단 창단의 파급효과는 프로축구의 팬확보 및 저변확대, 지역연고제 정착, 팬 중심의 구단운영, 지자체의 적극적 협조유도, FC서울과의 경쟁효과 등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타지역보다 많이 들 것으로 보이는 마케팅 비용, 대기업이 후원하는 FC서울과 경쟁하기위한 선수 스카우트 비용 등 수십억의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안정적 재정확보가 요구된다”며 “최근 전반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지자체와 기업들의 지원을 이끌어내려면 1차적으로 지역시민들의 시민구단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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