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경기 연속안타기록을 노리던 박종호가 ‘투수왕국’ 현대의 마운드를 넘지 못했다. 22일 수원구장에서 펼쳐진 현대와의 경기에서 박종호는 5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삼진 2개를 당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 선발투수 김수경은 1회초 박종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와 6회에는 각각 중견수 플라이와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삼성이 강동우, 김종훈의 적시타로 2대2 동점을 만든 7회초 박종호는 현대 좌완투수 이상렬을 맞아 안타를 노렸지만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박종호는 9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조용준은 회심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구사했고 박종호는 물끄러미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을 지켜봐야했다. 슬라이더가 워낙 좋아 ‘조라이더’라는 별명까지 있는 조용준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박종호에게 또다시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10회말 2사상황에서 현대 5번타자 브룸바는 바깥쪽 공을 의식적으로 받아치며 결승홈런을 뽑아냈고 삼성은 2대3으로 패했다.
연속안타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박종호는 경기가 끝난뒤 “팀이 정상궤도가 아니다. 이젠 팀을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87년 39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했던 미국프로야구의 폴 몰리터(당시 밀워키)는 “현대야구에서 셋업맨과 마무리로 이어지는 구원투수의 비중이 커진 게 연속안타기록을 세우는 데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언론의 집중조명을 이겨내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안타기록이 위대하긴 하지만 기록이 세워진 1941년과 지금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의미다.
팀 순위에서 5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타력은 괜찮지만 투수력이 정상이 아니다. 5.56의 팀 방어율은 8개구단중 최하위다. 박종호가 연속안타기록을 세우는 동안 삼성은 마운드불안으로 자주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했다. 연속안타기록행진의 달콤함도 있었지만 삼성 덕아웃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기록의 부담감에서 벗어난 박종호는 이제 또다른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연속안타기록으로 뒤로 밀려 있던 팀을 위한 희생이 삼성에게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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