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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쇼베츠와 코엘류 감독의 ‘붕어빵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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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쇼베츠와 코엘류 감독의 ‘붕어빵 좌절'

[프레시안 스포츠] 협회지원결여, 언어문제 등

19일 퇴진의사를 밝힌 축구 국가대표팀의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탈락이후 물러난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의 전철을 밟게 됐다.

두 외국인 감독은 언어문제와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 더러 축구협회측으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비쇼베츠 ‘외국인감독 불신’, 코엘류는 ‘히딩크신화의 짐’ 털지 못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소련을 우승으로 이끈 비쇼베츠는 1995년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하지만 비쇼베츠는 처음부터 반대세력이 너무 많았다. 크라머 감독에게서 빚어진 외국인 감독에 대한 불신감이 그 이유다.

1968년 일본에게 멕시코 올림픽 동메달을 안겨줬던 크라머는 한국축구의 중흥을 이끌 것으로 보였지만 프로축구팀 감독들과의 마찰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무대에 서보지도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크라머에게 크게 데인 한국축구계가 비쇼베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 그 자체였다. 결국 이 같은 비쇼베츠에 대한 불신은 곧바로 선수선발을 둘러싼 잦은 마찰과 ‘감독 흔들기’로 이어졌고 비쇼베츠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예선탈락후 곧바로 짐을 쌌다.

반면 코엘류는 전임 감독인 히딩크의 ‘월드컵 4강신화’라는 빛에 늘 가려있었다. 비쇼베츠가 ‘외국인감독 불신’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 코엘류는 히딩크가 남겨놓은 무거운 짐을 그대로 떠안아야 했다.

***언어문제, 축구협회의 소극적지원**

비쇼베츠와 코엘류는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협회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 비쇼베츠는 러시아 출신의 골키퍼 코치와 체력담당관을 요구했지만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거절했다.

또한 비쇼베츠는 통역관이 라이벌 팀에게 팀내 정보를 흘렸다는 의혹 때문에 통역관을 해고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국내에서는 구소련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통역관을 구하기 힘들었고 러시아어에 능통한 젊은 세대 한인들은 모두 한국 말에 서툴러 후임 통역관선임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코엘류 감독도 19일 기자회견에서 올림픽팀 위주의 편중된 지원을 지적하며 후임감독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담 비디오분석관 배치, 해외파를 위시한 선수소집기간, 올림픽팀과 중복되는 선수선발의 어려움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욱이 코엘류 감독은 주로 프랑스어를 사용해 선수, 코칭스태프와의 언어장벽을 절감해야 했다. 히딩크 감독이 외국인 코치들과 영어로 자유스럽게 의견을 교환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점은 비쇼베츠와 코엘류가 똑 같은 길을 걷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비쇼베츠는 이임사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말을 했고 코엘류도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 지원을 잘 해줘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한국문화 적응에 힘들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신임감독에게 분명한 목표의식과 충분한 지원 선행돼야**

김진국 기술위원장은 19일 “신임감독으론 외국인을 선임할 것이며 히딩크 감독 때의 장점을 살리고 코엘류 감독 때의 단점을 피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신임 외국인감독 선정에는 강력한 카리스마, 풍부한 경험과 능력, 언어문제에 대한 고려가 총체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축구협회로서는 장점을 두루 겸비한 새로운 감독도 분명한 목표의식과 충분한 지원이 없다면 ‘제2의 비쇼베츠’나 ‘제2의 코엘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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