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17대 총선 투표 결과 여성 국회의원이 39명으로 늘었다. 전체 2백99명 의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13%로 두 자리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2백43개 전체 지역구에서 당선된 여성 의원의 수는 10명에 그쳤다. 여성 의원 수의 비약적 증가는 각 당이 비례대표 후보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29명 당선, JP 등 남성 우선배치한 자민련은 의석 못 얻어**
17대 총선 결과 여성의원 수는 39명(13%)으로 크게 증가했다. 역대 여성국회의원 비율이 1998년 3.6%(11명), 2000년 6.2%(17명), 2001년 5.5%(15명), 2002년 5.9%(16명) 등 한 자리수에 불과했던 점을 보면 비약적 증가다. 또 헌정 50년만에 비로소 전세계 여성의원 비율 평균 수준인 14.3%에 근접했다.
16대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전세계 1백79개국 중 터키, 이집트 등 회교국가와 비슷한 수준인 96위에 그쳤었다.
이같은 변화는 각 당이 비례대표 후보에 여성을 절반 가까이 배치한 데 따른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장향숙 여성장애인연합 대표,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이경숙 전 여성단체연합 대표, 홍미영 전 인천시의원, 박영선 대변인, 김현미 전 청와대 정무2비서관, 김영주 금융노련 부위원장, 강혜숙 청주대 무용과 교수, 이은영 외국어대교수, 윤원호 부산여성단체협회장, 유승희 당 총괄조직실장, 장복심 대한약사회 부회장 등 12명이 당선됐다.
한나라당은 김애실 외국어대교수, 방송인 박찬숙씨, 송영선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소장, 전여옥 대변인, 이계경 여성신문사 명예회장, 나경원 변호사, 김영숙 서울서래초등학교 교장, 고경화 당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 진수희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안명옥 대한의사협회 이사, 박순자 당 부대변인 등 11명이 당선됐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심상정 전 금속노조 사무처장, 이영순 전 울산동구청장, 최순영 당 부대표,현애자 제주여성농민회장이, 민주당에서는 손봉숙 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과 이승희 대변인이 국회에 입성했다.
반면 김종필 총재를 비롯해 1번부터 5번까지 당선 가능한 순번엔 모조리 남성을 배치한 자민련은 3%미만의 지지로 비례대표 의석을 1석도 얻지 못했다.
***지역구 10명에 그쳐, 대부분 초.재선 의원**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여성 의원은 10명에 그쳤다.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대구 달성), 김영선(고양 일산을), 전재희(경기 광명을), 이혜훈(서울 서초갑), 김희정(부산 연제) 후보가, 열린우리당은 이미경(서울 은평갑), 김희선(서울 동대문갑), 한명숙(고양 일산갑), 조배숙(전북 익산을), 김선미(경기 안성) 후보가 당선됐다.
지역구 의원수는 15대때 2명, 16대때 5명과 비교하면 많이 늘은 것이긴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용산의 열린우리당 김진애 후보 등 기대를 모았던 신예뿐 아니라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도 서울 광진을에서 3선 도전에 실패했다.
한나라당의 경우는 서울 강남, 부산 등 전통적 강세 지역이거나 전 안성 의원인 며, 고(故)심규섭 의원의 부인인 김선미 후보 등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전부 초.재선 의원 출신이다.
또 거대여당인 열린우리당, 제1야당인 한나라당 이외 다른 정당 후보는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여성의원 비율의 급증은 그동안 남성위주로 짜여진 정치판에 생활정치, 대화정치가 자리잡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노동당에서 기층민중과 호흡을 함께 해온 4명의 노동운동가 및 여성운동가들이 등원하는 등 기존의 명망가 출신 위주에서 탈피한 점은 그동안 남성위주 정치권의 들러리 역할에 머물렀던 여성정치인들의 질적 발전을 가능케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비례대표로 뽑힌 일부 여성정치인은 여전히 명망가적 기준에 따라 선택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어, 앞으로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