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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배드볼 히터’ 를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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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배드볼 히터’ 를 경계하라

[프레시안 스포츠] 흐름 바꾼 게레로의 홈런

단순한 실투였을까?

지난 6일(현지시간) 오클랜드전에서 저메인 다이에게 실투로 홈런을 내줬던 박찬호가 11일 애너하임과의 경기에서도 블라디미르 게레로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체적으로 공의 위력에 있어선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찬호가 뜻하지 않은 홈런을 맞은 건 실투도 실투지만 좋지 않은 공에도 적극적인 공격을 하는 소위 ‘배드볼 히터’들과의 수읽기에서 뒤졌다는 평가다.

3대2의 시소게임이 전개되던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게레로는 박찬호가 뿌린 시속 1백26Km의 밋밋한 커브를 그대로 받아쳐 경기의 흐름을 바꿔놨다. 이후 연속안타를 때린 애너하임 타선은 2점을 더 뽑았고 박찬호는 7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강판됐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배드볼 히터(Bad-ball Hitter)’로 손꼽히는 게레로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승부의 추가 애너하임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박찬호의 바깥쪽 높은 커브는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유난히 팔이 길어 야구전문가들로부터 “반대쪽 배터박스까지 커버할 뿐 더러 자신의 얼굴 높이로 오는 공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레로에게는 박찬호의 높은 커브가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빠른 볼의 위력을 되찾은 박찬호가 빠른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염두에 두고 공격적투구를 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원 바운드성 변화구를 6회초 게레로와의 승부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건 생각해 볼 문제다. 적극적 성격을 지닌 게레로의 특징을 역이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날 승리를 챙긴 애너하임의 광속구투수 콜론은 텍사스의 배드볼 히터 알폰소 소리아노와의 대결에 신경쓰는 눈치였다. 평소 시속 1백60km대의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의 콜론은 자신의 투구패턴을 유지하면서도 유난히 초구부터 적극성을 띠는 소리아노를 맞아 낮은 공 제구에 공을 들였다. 소리아노가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타자 스파이크쪽으로 떨어지는 커트 실링의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킨 다음부터 낮은 코스를 좋아하는 타자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론 소리아노가 6회말 2루타를 치긴 했지만 제구에 신경썼던 콜론은 상대팀의 주포인 소리아노와의 승부에서 이긴 셈이다.

박찬호는 16일 시애틀과의 원정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시애틀에는 어느 코스에 공이라도 맞출 수 있는 또다른 ‘배드볼 히터’ 이치로가 있다. 타선의 중량감을 생각했을 때 박찬호는 시애틀전에서 홈런보다 연타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밸런스를 잃은 상황에서도 특유의 타법으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시애틀 1번타자 이치로와의 승부에 박찬호가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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