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살아있는 동안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스포츠 이벤트 장소로 손꼽히는 마스터스대회의 ‘아멘코너’. 마스터스대회에 참가한 숱한 골퍼들의 애환이 담긴 ‘아멘코너’가 시작되는 11번홀에서 최경주가 사상 3번째 이글을 기록하며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04년 마스터스대회 3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진> 최경주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차로 뒤져 있던 최경주는 마지막 라운드 초반에 컨디션 난조로 보기2개를 기록하며 사실상 우승권에서는 멀어졌다. 하지만 최경주의 뒷심은 11번홀에서 시동이 걸렸다.
PGA(프로골프연맹)투어에 참가하면서도 매번 교회를 찾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최경주에게 난공불락의 ‘아멘코너’가 그의 기도를 들어 준 것일까? 최경주는 그린에 가깝게 위치한 워터해저드 때문에 많은 골프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11번홀을 5번 아이언으로 공략해 이글을 만들어 냈다. 1962년 테리 바버, 2002년 브래드 팩슨에 이어 사상 3번째 기록된 마스터스대회 11번홀에서의 이글이었다.
평소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던 최경주는 이글을 기록하자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사실상 마스터스대회 11번홀은 파만 기록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골퍼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경기후 최경주는 “만약 홀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볼은 물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라며 당시 상황을 솔직히 털어놨다.
AP통신은 11일 “11번홀에서 최경주의 아이언샷이 그린에 몇번 튀긴 뒤 계속 굴러가다 홀컵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샷은 마스터스대회의 그린재킷을 입기에 충분한 것으로 이번 대회 최고의 샷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경주는 13번 홀에서도 홀컵에서 12m의 거리가 떨어져 불가능해 보인 까다로운 내리막 퍼팅을 성공시켰고 14,16번 홀에서도 완벽한 어프로치샷으로 버디를 낚아 최종합계 2백82타(6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다.
최경주는 “이번 마스터스대회는 나를 흥분시켰다. 특히 마지막날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PGA투어에 입문한 최경주가 세계최고권위의 마스터스대회 3위를 차지한 것은 역시 꾸준한 연습의 결과였다는 평가다. 한 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까다롭게 짜여진 마스터스대회 코스를 정복하려면 기복없이 정교한 아이언샷과 대담한 퍼팅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지 못한 최고 골퍼중 한명으로 불리던 왼손잡이 필 미켈슨은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를 1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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