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지난시즌 우승팀 AC 밀란까지. 2003~2004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다크호스들이 우승후보를 제압하는 이변이 속출해 우승판도를 전망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AS모나코-데포르티보, "돌풍은 계속된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각각 거함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을 침몰시킨 AS모나코와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해 임대된 모리엔테스을 앞세워 4강진출에 성공한 AS모나코는 1998년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의 미드필더 출신 디디에 데샹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선수시절 템포조절을 통한 안정된 패스게임을 잘 했던 데샹과 AS모나코 선수들은 모리엔테스를 제외하곤 2~3년간 호흡을 맞춰 팀 조직력에 있어서는 4강진출팀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프랑스리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AS모나코는 모리엔테스, 지울리, 프르소로 이어지는 공격진의 골결정력이 살아난 것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희망을 걸 수 있는 요소다.
또한 AS모나코는 외국인선수에 대한 세금이 없는 것도 보이지 않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AS모나코는 모리엔테스와 같은 외국인선수 연봉에 대해 구단이 따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1963년 모나코와 프랑스간 체결한 법에 따른 이 같은 AS모나코의 '혜택'에 다른 프랑스리그 팀들이 반발까지 하고 있는 상태다.
이탈리아의 강호 유벤투스와 AC밀란을 격파한 데포르티보 라코루냐는 바스크지방 출신으로 이천수가 뛰고 있는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하비에르 이루레타의 땀이 배어 있는 팀이다. 얼핏보면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을 갖고 있는 이루레타 감독은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감독이다. AC밀란과의 8강 1차전에 1대4로 대패한 후에도 이루레타 감독은 "경기초반에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끝까지 포기하는 일은 없다"는 뚝심으로 2차전에서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했던 데포르티보 라코루냐는 이번 시즌에 골감각이 절정에 오른 우루과이 출신 기대주 월터 판디아니와 트리스탄, 발레론, 루케 등의 막강공격력이 돋보였다.
***첫 우승 노리는 첼시와 데코가 이끄는 FC포르투**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로 화제를 몰고 왔던 첼시는 왠만한 태클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 폭발적 드리블의 소유자 데미언 더프와 최근 골감각이 살아난 하셀바잉크가 위력적이다.
전문가들이 첼시를 평가할 때 빼놓지 않는 프랑스 국가대표 미드필더 마켈렐레와 투지가 좋은 프랭크 램퍼드도 상대팀에겐 위협적 존재다.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1대1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볼을 따내는 두 선수는 첼시의 라니에리 감독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들이다.
아스날과의 챔피언스리그 런던더비에서 승리한 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이례적으로 "첼시가 끈질기게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러시아인의 특징을 보여줬다"는 말을 했다. 부자구단들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첼시가 신흥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을 지는 챔피언스리그 또 하나의 관심사다.
지난 시즌 UEFA컵에 우승과 함께 조세 무리뉴 감독이 '유럽축구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FC포르투는 누가 뭐래도 발재간이 뛰어난 플레이메이커 데코가 주축이다.
코스티냐와 함께 FC포르투의 돌풍을 진두지휘하는 데코는 원래 브라질 태생이지만 포르투갈로 귀화해 2003년 3월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포르투갈이 1966년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브라질을 격파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세웠다.FC포르투는 파리생제르망으로부터 거액의 이적제의를 뿌리칠 정도로 데코에 대한 신망이 두텁다.
FC 포르투는 전체적으로 중원에서 세밀한 패스를 즐기는 아기자기한 축구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일단 한번 불붙으면 상대를 코너로 몰아 넣는 파상공세에 능한 팀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은 4월 20일 AS모나코와 첼시가 먼저 경기를 치르고 다음날인 21일 FC포르투와 데포르티보 라코루냐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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