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와 충격적인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의 코엘류 감독과 함께 31일 홈에서 펼쳐진 싱가포르전에서 고전끝에 2대1의 승리를 따낸 지코 일본 감독도 팬들의 비난으로 코너에 몰린 상태다.
지코는 4월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다수 팬들이 물러나라면 떠날 것이다. 일본 감독직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라며 사임압박을 하고 있는 팬들에게 초강수의 대응을 해 주목된다.
<사진> 지코
***위기맞은 지코 감독의 초강수 대응**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교체선수 후지타의 결승골로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지코 감독은 오히려 2002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던 트루시에 시절보다 일본축구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지코는 싱가포르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후지타를 비롯한 교체선수들은 놀라운 정신력을 보여줬다. 그들은 일본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결실을 봤다”라고 애써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본대표팀의 핵심인 나카다는 “우리는 아주 위험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 오만전 이후 일본대표팀은 좋아진게 없다”라며 약체팀 싱가포르와의 졸전을 자책했다.
지코 감독의 사임압박이 구체화 된 건 지난 2월 18일 오만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가까스로 1대0의 승리를 얻고 나서 부터다. 지코 감독은 이후 오만전을 앞두고 팀을 무단이탈해 음주파문을 일으켰던 스트라이커 구보와 오쿠보 등을 대표팀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코엘류-지코의 발목잡은 무리한 유럽파 소집**
오만쇼크 이후 A매치에 유럽파 소집을 지상목표로 삼았던 코엘류 감독과 마찬가지로 지코 감독도 싱가포르 경기에 대비해 유럽파를 대거 불러들였고 선수들이 늦게 도착하자 월드컵예선일정을 문제 삼으며 FIFA(국제축구연맹)를 비난했다.
하지만 ‘약팀에게 두번다시 발목잡히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단행된 코엘류와 지코의 무리한 유럽파 소집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부상중인 차두리가 몰디브에 왔다가 그냥 독일로 돌아갔고 레바논전 얼굴부상 후유증으로 안면보호대를 차고 나와 헤딩공격에 문제점을 노출한 설기현의 기용은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결국 코엘류 감독에게 큰 짐이 됐다.
지코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닛칸스포츠는 4월 2일 “싱가포르전에서도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유럽파의 피로와 선수들간의 부조화가 또다시 부각됐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또 “오만전 결승골을 넣은 구보에 이어 이번에도 J리그 소속선수인 후지타가 결승골을 넣었다”며 우회적으로 무리한 유럽파 소집을 강행한 지코를 몰아붙였다. 합숙은 J리그 선수들을 중심이지만 막상 시합에는 정상컨디션이 아닌 유럽파가 경기를 주도해 나타나는 J리그 선수들의 사기저하를 전면에 부각시킨 셈이다.
지코 감독은 이에 대해 “물론 실력에 있어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면 J리그 선수들도 적극 활용할 것이다. J리그 선수들이 같은 포지션의 유럽파 선수들을 밀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득점력빈곤에 대한 질타에도 지코 감독은 “스트라이커의 추가보강은 없다. 다만 음주파문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8명의 선수들이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인다면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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