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1일(현지시간) 몰디브 말레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 경기에서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1백42위의 약체 몰디브와 졸전끝에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설기현, 안정환, 정경호를 앞세워 내심 대량득점을 노리던 한국은 몰디브 일자수비에 걸려 잦은 오프사이드를 기록했고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마저 잃는 우를 범했다.
<사진> 허탈해하는 한국대표팀
***몰디브 땡볕기후에 집중력잃은 코엘류호**
무엇보다 한국을 괴롭힌 건 섭씨 36도를 상회하는 몰디브의 땡볕기후였다. 살인적인 무더위에 정상적 컨디션을 찾지 못한 한국은 단조로운 공격패턴으로 몰디브에 맞섰고 더운 기후에 익숙한 몰디브 선수들은 수비위주로 득점이 나지 않자 초조해진 한국을 맞아 선전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한국은 전반 20분 설기현의 슛으로 첫 득점을 올리는 가 싶었지만 그전에 스루패스를 받은 안정환에게 핸들링이 선언돼 골은 무효처리됐다.
전반 28분 한국은 김태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다리를 높게들어 공을 걷어내다 상대팀에게 간접프리킥을 내주는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비록 몰디브의 프리킥이 한국 수비수 맞고 나와 위기를 넘겼지만 계속적으로 심판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던 한국에겐 자제력이 요구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전반 43분 안정환의 왼발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갔고 45분 이을용이 프리킥도 몰디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지난 레바논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안면보호대를 차고 나온 설기현은 후반 5분 회심의 슛이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으며 후반 8분 안정환의 골도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한국의 코엘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무승부의 결과는 전적으로 내책임이다. 선수들에게 판정에 동요하지 말라는 주문도 했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31일 "한국과의 무승부는 축구열기가 높은 몰디브 전역을 축제분위기로 이끌었다"며 "치욕적인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의 코엘류 감독은 타는 듯한 몰디브의 무더위 탓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31일 월드컵 아시아예선 강팀 약체에게 일제히 고전**
일본의 닛칸스포츠도 4월 1일자 기사에서 "한국이 몰디브와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했다"며 "31일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예선은 강팀이 약체에게 일제히 고전했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파선수들의 늦은 합류로 FIFA에 경기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항의를 하기도 했던 지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약체 싱가포르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등 고전하다 교체멤버로 나온 후지타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의 승리를 거뒀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도 각각 스리랑카와 홍콩에게 1대0의 신승을 기록했다.
한국과 같은 7조에 속한 레바논은 베트남을 2대0으로 따돌렸다. 몰디브와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7조에서 승점 4점으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레바논과 베트남이 승점 3점으로 공동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코엘류호는 홈에서 6월 9일 베트남과 월드컵 예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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