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그리스 총선에서 11년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한 신민주당 당수이자 그리스 총리인 코스타스 카라만리스의 최대고민은 향후 그리스 경제에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올림픽 예산이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는 그리스 올림픽예산에 46억유로(한화 약 6조4천억원)가 추가됐으며 올림픽에 대한 그리스의 과다지출로 그리스는 수십년동안 빚잔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섞인 보도를 했다.
로이터는 그리스 정부고위관료를 인용해 “8월 열리는 올림픽에 맞춰 경기장을 건축하느라 그리스는 원래 예산의 50%에 달하는 46억유로를 추가편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에서 승리한 뒤 카라만리스 총리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경기장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경기장 건설에 과다지출을 막아 절대로 올림픽관련예산을 늘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파업에 따른 공사지연과 테러에 대한 대비를 하느라 그리스는 올림픽관련예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편성된 46억유로는 주로 경기장건설과 대중교통수단 확충에 쓰여질 것으로 보인다.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는 원래 TV중계권료, 티켓판매, 스폰서십을 통한 수입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순수하게 대회운영비용으로만 약 20억유로의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파니 팔리-페트랄리아 그리스 문화부장관은 “올림픽관련예산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그리스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일축했다. 페트랄리아 장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경기장 건립비용으로 경기장에 따라 16~50%의 지출이 증가했다.
가장 많은 추가 예산이 투입된 곳은 단연 주경기장이다. 스페인 출신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디자인한 주경기장은 유리지붕과 독특한 철재구조로 꾸미다보니 원래 예산인 2억5천만유로보다 1억3천만유로가 더 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학적인 면을 강조해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긍지를 세울 것으로 보였던 주경기장이 그리스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로 자리잡은 셈이다.
예산을 더 쓰자니 빚이 늘어나고 그렇다고 예산을 아끼면 임금체불로 인한 공사지연이 우려돼 그리스 정부는 문자그대로 ‘사면초가’ 상태다.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8월 13일까지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하는 일정은 정말 숨막힐 지경이다”라는 페트랄리아 문화부장관의 푸념섞인 발언이 이 같은 상황을 잘 대변해 준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 후 그리스 올림픽에 대한 테러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좋지 않은 전망까지 그리스정부를 도와주는 건 없다. 과다지출과 경기장 공사지연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는 그리스에겐 아테네올림픽이 ‘빛좋은 개살구’가 되가고 있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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