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세이부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하는 이승엽의 소속팀 롯데 마린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약한 타력이 늘 문제점이었던 롯데 마린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타선의 응집력이 살아나야 하며 중심타자로서 이승엽이 홈런숫자보다는 삼진갯수와 타점에 신경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퍼시픽리그 플레이오프제 도입과 아테네올림픽 변수**
센트럴리그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퍼시픽리그는 올시즌 플레이오프제를 부활시키는 처방을 내렸다. 리그 우승팀이 곧바로 제팬시리즈에 직행하는 제도로는 팬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플레이오프제는 퍼시픽리그 3위팀과 2위팀이 3전2선승제의 경기를 치르고 승자가 1위팀과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규시즌 리그 우승팀에 대한 대우차원에서 1위팀과 2위팀의 승차가 5경기 이상 벌어지면 1위팀에게 1승을 부여한다.
다이에-세이부가 양분했던 퍼시픽리그의 플레이오프제도 부활로 롯데 마린스를 비롯한 중하위권 팀들에게도 포스트시즌 진출기회가 열린 셈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아테네 올림픽이다. 일본야구가 아테네올림픽 본선에 진출함에 따라 각 구단의 핵심선수는 시즌 도중 대표팀합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세이부의 경우에는 에이스투수 마쓰자카, 주전마무리 도요타와 함께 선발투수 슈밍지에, 장츠지아가 대만대표팀의 일원으로 올림픽참가가 확실시돼 마운드가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세이부는 23일 8월의 올림픽대회기간중 외국인선수를 일시 보강하는 특별조치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아테네올림픽 대표팀선발은 각 구단별 2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 다이에도 주전포수 조지마와 선발투수 사이토 또는 와다의 대표팀합류가 예상된다. 한편 롯데 마린스는 마무리투수 고바야시 마사히데의 합류가 유력시 된다.
***롯데, 시범경기 1위 오릭스-타력의 팀 긴테쓰와 각축전 전망**
일본프로야구 전문가들은 대부분 다이에와 세이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점치면서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긴테쓰, 롯데, 일본햄 등 3개팀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올 시즌 퍼시픽리그 구도를 예측하고 있다.
긴테쓰는 전형적인 타력의 팀으로 홈런왕 로즈가 떠났지만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후보로 손꼽히는 슬러거 나카무라와 한 방을 갖고 있는 발빠른 중견수 오무라가 돋보인다. 다만 에이스투수 이와쿠마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투수가 없다는 게 최대 문제점이다.
삿포로로 본거지를 옮긴 일본햄은 메이저리그에서 U턴한 신조와 타격왕 오가사와라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외국인 감독 트레이 힐맨이 이끄는 일본햄은 시범경기에서 3월 21일 현재 9승 2무 2패로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승엽, 홈런숫자보다는 타점에 신경써라**
시미즈와 고바야시가 버티는 투수력에 비해 턱없이 떨어지는 타력이 아킬레스건이었던 롯데 마린스는 이승엽, 매트 프랑코, 애그바야니 등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리그최강 다이에와 세이부에는 못미친다. 또한 롯데는 지난 시즌 리그 최하인 68개의 도루숫자가 보여주듯 기동력이 떨어질 뿐 더러 수비도 안정된 편이 아니다. 스케일이 작으면서 아기자기한 일본의 야구스타일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부분이다.
후쿠우라, 애그바야니와 함께 롯데 마린스의 중심타선을 형성할 이승엽의 주요임무는 장타를 통한 타점양산이다. 지난 시즌 롯데는 퍼시픽리그 6개팀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6백28타점을 기록했다. SK와이번스에서도 활약했던 페르난데즈가 1백타점으로 타선의 버팀목역할을 했지만 찬스때 삼진이 너무 많은 것이 단점이었다.
한국에선 이승엽이 최고의 홈런타자였지만 롯데 마린스에겐 이승엽의 홈런숫자보다 중거리포에 이어지는 타점이 더 귀하게 느껴질 수 있다. 퍼시픽리그 타점 1,2위를 차지한 마쓰나가, 조지마가 지난 시즌 다이에의 우승을 이끈 것은 좋은 예다. 다이에 중심타자들은 타팀에 비해 적은 삼진숫자를 기록했다는 것도 보이지 않는 우승의 동력이 된 바 있다.
홈런에 신경쓰다보면 타격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극복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때론 일본투수들의 유인구를 느긋하게 기다리며 볼넷을 얻어내는 지혜도 요구된다. 시범경기에서 삼진 15개를 당하고 있는 이승엽이 일본열도 정복을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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