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마틴(LG 트윈스)과 함께 국내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거 돌풍’을 노리던 트로이 오리어리(삼성 라이온즈)가 퇴출됐다.
오리어리는 한국생활에 적응을 못했으며 이승엽 공백으로 인해 삼성타선을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구단에 퇴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구단은 17일 “오리어리가 그동안 한국의 날씨, 음식 등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민해 왔으며 이승엽이 빠진 삼성 타선의 중심타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심적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감을 상실해 구단에 정식으로 보내주기를 요청해와 구단에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승엽의 일본진출 여파가 오리어리에겐 악재가 된 셈이다.
지난 16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던 오리어리는 “팀에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빠른 결심을 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보스턴, 시카고 컵스 등에서 활약했던 오리어리는 메이저리그 11시즌 동안 통산타율 2할7푼4리, 홈런 1백27개를 기록했다. 특히 1999년 당시 보스턴에 있던 오리어리는 클리블랜드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2홈런, 7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보스턴 팬들을 기쁘게 했다.
국내최고의 중심타선으로 ‘홈런구단’의 이미지가 강했던 삼성은 2003 시즌후 이승엽의 일본진출과 마해영의 이적으로 타선이 약화돼 이제 ‘지키는 야구’를 표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차포 빠진 삼성 중심타선의 핵이 될 것으로 보였던 오리어리가 퇴출돼 타선의 무게감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삼성은 이에 따라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타력을 보강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아무리 지키는 야구라해도 타선의 폭발력이 뒷받침돼야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양준혁-오리어리-김한수-신동주로 중심타선을 짜고 현대에서 이적한 박종호를 2번타자로 기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였다.
삼성이 오리어리의 대타로 어느 정도 수준의 선수를 영입할 지 관심이 가는 가운데 홈런포 한 방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가던 방식에서 탈피해 득점기회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짠물야구’를 하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주장은 자의반 타의반 맞아 들어가고 있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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