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열린우리당의 강원 태백.정선.영월.평창 지역 후보로 확정됐다.
이 전실장은 16일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현역인 김택기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 전실장은 선거인단 5백25명중 3백1명(57.3%)의 지지를 받은 반면 김 의원은 2백13표(40.6%)에 그쳤다. 우리당 경선에서 현역의원이 떨어진 것은 김성호, 이우재 의원에 이어 세번째다.
이 전실장은 썬앤문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받아 안희정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은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이 양평 TPC골프장 회원권을 담보로 2002년 1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농협중앙회 원효로지점에서 1백15억3천2백만원을 불법 대출받는 과정에 이 전실장이 연루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조사중이다.
게다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치러지는 총선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 이 전실장의 당선 여부가 주목된다.
***이광재 "한나라.민주 총선서 해체될 것"**
특검 수사 등으로 출마 자격 논란마저 있었던 이 전실장의 경선 통과는 여러모로 관심을 끌고 있다. 불법대선자금 검찰 수사로 출마가 좌절된 안희정씨의 경우, 대선 직후부터 지역 기반을 다지는 등 총선 출마를 준비해왔지만 이 전실장의 경우 경선을 불과 2주 앞둔 지난 3일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실장은 '이광재가 뛰면, 대통령도 뜁니다'(www.yeskj.or.kr)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선거 운동을 벌여왔다.
또 박범계 전 법무비서관, 김용석 전 인사비서관이 경선에서 패배하고 정만호 의전비서관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는 등 예상과는 달리 청와대 인사들의 출마가 대거 좌절된 상황에서 청와대 386 비서관을 대표하는 이 전실장의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실장은 당선직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탄핵을 받아 해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실장은 '탄핵정국에서 노 대통령을 간접적으로라도 도울 생각이냐'는 질문엔 "내일쯤 서울에 올라가서 좀 쉬고난 후 총선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선거는 조직, 돈이 아니고 정신이라고 생각했다"며 "불과 2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지에 탄력이 붙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선을 통해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자신이 정선 예미 초등학교 출신인 점과, 88~89년 탄광 노동운동 등 과거의 인연이 이번 경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이 전실장은 또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무대접 등 한으로 응어리진 강원도민들에게 기댈 언덕이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나을 선택한것 같다"면서 "반드시 4.15 총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돼 새로운 강원도,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쓰는 강원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꼭 좀 도와달라**
한편 이 전실장은 후보로 확정된 다음날인 17일 일부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경선에서 이긴 기쁨보다는 마음의 무거움이 더 크다"면서 "대통령님을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실장은 "참으로 어려운 경선에서 이기게 된 것 같다"면서 "거듭 대통령님을 꼭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우리당은 또 경선을 통해 영등포갑 지역에 김명섭 의원을, 충남 보령.서천 지역에 김명수 전 서울 사이버대 총장을 총선 출마자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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