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불공정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 "이 문제를 놓고 상대를 공격하는 게 정치발전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또 불법대선자금의 책임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대의(大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는 이 전총재 의 압박에 대해 "대통령은 비겁하게 책임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는 책임지는 방법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고민이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대통령 자리는 책임지는 방법도 함부로 못해"**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이회창 전총재가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 "5대 그룹의 경우 지난 5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가 '7백억 대 36억'이라면 이것을 과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나"며 수사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거듭 말하지만 대통령은 표적 수사를 지시한 적도 없고 검찰 수사에 개입한적 없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이 문제를 놓고 상대를 공격하는 게 정치발전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모두가 대선자금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또 이 전총재가 "나는 내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옥에 가겠으니, 노 대통령은 대의(大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며 '동반책임론'을 주장한 것에 대해 윤 대변인은 "대통령은 비겁하게 책임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는 책임지는 방법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고민이 있다"며 "대통령은 책임지는 방법에서도 궁극적으로 정치가 개혁되고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기여하는 방향으로 책임져 나가겠다"며 '대통령'이란 자리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이같은 입장이 "불법대선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10 이 넘으면 정계 은퇴할 용의가 있다"는 노 대통령 발언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는 책임지는 방법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게 야당이 전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따라 "노무현 후보쪽 불법 자금 규모가 총 113억원으로 한나라당 823억원의 1/10이 넘어섰다"며 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달 중 있을 예정인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노 대통령 입장 발표와 관련, 윤 대변인은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오늘 발표한 내용이 대통령 입장 발표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병완 홍보수석은 대통령 입장 표명에 대해 "탄핵문제도 있고,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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