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까지 사실을 왜곡해 정부를 비방하고 타박하는 모양은 팔순을 넘긴 신문사 자세로 적절치 않다."
청와대가 5일 조선일보의 창간 84주년 기념 사설 '포위된 독립언론과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이날 조선일보 사설이 억지투성이인 "억설(臆說)"이라면서 "정부를 탓하기 전에 먼저 정론 부재를 탓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언론의 정부 비판이 이토록 자유로운 적 없었다"**
브리핑은 조선일보가 자신을 '독립언론'이라 지칭하며 "정치권력이 독립언론에 총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 "일부 언론에게 일방적으로 뭇매를 맞고 팔매질을 당한 쪽은 정부였고, 청와대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언론의 정부 비판이 이토록 자유로운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브리핑은 "오보 대응은 누차 얘기한 대로 비판과 감시를 봉쇄하려는 술수가 아니라 악의적 보도와 논평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라면서 "대변인을 제외하고 대통령 비서실이 조선일보 취재에 40여일 불응한 까닭도 '검찰 두번은 갈아마셨겠지만..' 제목의 사실 무근 기사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1년간 조선일보 오보 대응 7건"**
브리핑은 특히 "지난 1년간 조선일보에 대한 오보 대응은 청와대 직무와 관련된 7건"이었다면서 "갈등과 반목을 누가 부추겼냐"고 반문했다.
현재 이중 5건은 언론중재위에 정정 및 반론을 신청해 정정 1건, 반론 2건이 받아들여졌으며, 소송은 중재가 결렬된 1건과 중재위를 거치지 않은 1건 등 2건의 기사에 대해 진행 중이다. 또 1건의 기사는 법적 대응에 나서기 전에 바로 잡혔다고 브리핑은 밝혔다.
브리핑은 "조선일보가 '정부와 국민간의 의사소통 단절'을 문제 삼기에 앞서 소통을 막은 훼방꾼 노릇을 한 적은 없었는지 지난 행적을 돌아보라"며 "무조건적인 청와대 비난, 끊임없는 국정왜곡, 정치.경제.사회 갈등 조장, 대안없는 논평과 정략적 비판, 색깔론 덧칠, 분열과 반목과 대립의 증폭 등 그동안의 지면이 어떠했는가 살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브리핑은 "사설에서 권력과 적정거리를 확보한 독립언론의 존재를 강조하고 자임했다면 권언유착과 절연을 선언하고 건장한 긴장관계를 기조로 유지하고 있는 참여정부에게 오히려 감사할 일"이라고 비꼬았다.
***"편협하고 옹색한 역사관도 문제"**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우리의 역사가 권력자의 자의적 해석으로 훼손될 수 없다"며 최근 통과된 '친일규명법' 등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표시한 것에 대해 "편협하고 옹색한 역사관도 문제"라고 브리핑은 지적했다.
브리핑은 "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항일했던 사람, 친일했던 사람, 어쩔 수 없어 입을 다물었던 사람들, 이 사람들 사이에 맺혀 있는 갈등 그리고 좌우 대립에서 생겼던 많은 갈등,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이 상처들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적 안목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지혜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면서 "굴절되고 분열된 현대사의 질곡을 통합의 기운으로 감싸 안자는 게 대통령 제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설일보는 이날 통단 사설을 실어 "조선일보는 오늘 한국의 독립(獨立)언론과 대의(代議)민주주의가 중대한 고비에 선 상황 속에서 창간 84주년을 맞는다"면서 "할말을 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독립 언론의 외길을 걸어가겠다"며 현 정부와 '전면전'을 선포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