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이 증언대에 서는 등 유벤투스 약물파동이 채 가시지 않은 이탈리아 축구가 이번엔 이적료관련 분식회계 스캔들로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축구팀들의 분식회계 스캔들 수사를 위해 일천여명의 이탈리아 경찰이 42개 축구팀을 급습해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총리이자 AC밀란 구단주 베를루스코니의 영향력으로 이번 사건이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이탈리아축구 분식회계 스캔들의 강도 높은 수사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스캔들은 선수이적시 발생하는 이적료를 높게 기재하는 이탈리아 축구의 악습에 대한 일부 증거가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로마지방검찰청이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지난해 여름 라치오에서 첼시로 이적한 아르헨티나 주전 스트라이커 에르난 크레스포와 베론. 라치오는 크레스포를 내주면서 1천6백80만파운드의 이적료를 받았지만 정작 구단은 이를 장부에 허위기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벤투스의 안토니오 기라우도 사장은 “이탈리아 일부 축구팀들은 회계장부조작으로 불공정한 이익을 보고있다”며 만연한 분식회계 관행을 인정했다.
이탈리아축구 재정규제위원회 회장을 역임한 빅토르 우크마르 교수는 “이번 사건의 책임은 근본적으로 축구단 재정적운영에 실패한 구단주들과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던 리그 관계자들에게 있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지난해 회계부정을 기소대상에서 제외한 게 원인이 됐다”고 비난했다.
AC밀란 구단주로 이번 사건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축구단에 대한 압수수색이 왜 촉발됐는지 모르지만 적절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며 은근히 압력을 행사했다.
한편 이탈리아 축구팀들은 분식회계 스캔들이 AS로마가 올 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면서 커지게 됐다며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AS로마가 핵심선수 토티와 카사노 연봉에 상응하는 금액의 세금계산을 하지 않은 게 이탈리아 검찰에 주목받게 된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축구가 ‘투명한 경영구조’를 갖기 위해서 분식회계 사실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이탈리아 검찰과 권언유착을 통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무용지물로 만든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