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의원이 우여곡절끝에 27일 제22대 태권도협회 회장에 추대됐다. 지난 12일 이종승 후보와 두 차례까지 가는 투표끝에 동수를 이뤘던 김정길 신임 회장은 이 후보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투표없이 공석상태였던 태권도 수장자리에 올랐다.
27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태권도협회 대의원총회에서는 당초 예상을 깨고 이종승 충남태권도협회장이 ‘화합’을 내세우며 후보사퇴해 회장선출이 큰 무리없이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대의원이 이종승 후보 부회장 추대안을 내세우자, 초등연맹대의원이 ‘불법’이라며 반발했고 급기야 회의장을 떠나 술렁거렸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김정길 회장, 이종승 부회장 체제를 승인했고, 그 결과 태권도협회는 구천서 전 회장과 ‘태권도 대부’ 김운용 씨의 잇따른 구속으로 인한 태권도계 지도부 공백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신임 김정길 회장은 이미 정견발표를 통해 "협회 개혁에 앞장서 당분간 협회일에 충실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김정길 회장은 대외적업무에 치중할 수밖에 없고, 실질적 업무처리에선 이종승 부회장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편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는 27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태권도인이 모두 화합해 회장 선출을 이뤄 기쁘다. 오늘 일을 기점으로 안정된 태권도협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양 전무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있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평소 협회 대의원총회에 비하면 큰 문제는 없었으며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 전무는 또 “신임 김정길 회장은 일단 2005년 대의원총회까지 임기가 보장되며 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그로부터 4년간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또 현재 협회임원은 일괄사표를 낸 상태기 때문에 임원은 다시 선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운규 신임 국기원장과 김정길 태권도협회 회장 선출로 새롭게 출발하는 한국 태권도가 과거 밥그릇 싸움과 비리로 얼룩졌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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