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린스 간판타자 후쿠우라와 치열한 주전 1루수 경쟁을 하고 있는 이승엽에게 또 한가지 과제가 생겼다.
발렌타인 감독은 26일 1군과 2군간의 자체 홍백전에서 외국인선수 아그바야니와 프랑코를 나란히 1,2번으로 기용해 올 시즌 상황에 따른 타순변경을 시사했다. 발렌타인 감독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일본프로야구에서 첫 해를 맞는 이승엽은 매일 타순이 달라질 수 있는 '일일타선'에 적응도 필요하게 됐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일본스포츠신문들은 일제히 시즌중 3~6번을 칠 것으로 보이는 아그바야니와 프랑코가 1,2번 타자로 기용된 대목에 주목했다. 컨디션, 상대투수, 구장에 따라 일일타선을 짜겠다는 발렌타인 감독의 ‘짠물야구’가 수면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발렌타인 감독도 “시즌중 선수의 피로도와 호부진 여부에 따라 타선을 새롭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2군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발렌타인 감독의 의사에 따라 26일 홍백전에 임하는 롯데 2군선수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고가 2군 감독은 “발렌타인 감독은 매우 엄격하다. 숫자를 남기는 선수와 감독의 야구를 이해하는 선수를 요구하고 있다”며 “2군선수가 1군에 가서도 어려움없이 활약할 수 있게 발렌타인과 통일된 지도방식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야구는 스케일은 작지만 세밀하고 정교하다. 이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상황마다 변경되는 일일타선과 포지션변경은 때로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일시적 자극제가 될 순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발렌타인 감독은 이미 뉴욕 메츠시절 그물수비를 자랑하는 막강 내야진을 앞세우면서 특유의 ‘짠물야구’로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인도한 바 있다. 하지만 ‘꾀돌이’ 발렌타인 감독의 지략이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으면서 한계점도 노출했다.
타자로 일본진출을 했던 이종범의 경우도 붙박이 유격수로 계속 활약했다면 훨씬 더 좋은 기록을 냈을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본고교야구 최고명문팀으로 불리는 PL가쿠엔(學園)출신의 대형신인 후쿠도메가 유격수를 차지하고 타순조정이 뒤따르면서 이종범은 당시 주니치 호시노 감독과 말못할 갈등에 휩싸였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종범은 ‘원형탈모증’현상을 보이기도 할 정도였다.
28일 요미우리와의 시범경기에 임하게 되는 이승엽이 올 시즌 잊지 말아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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