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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ESPN에 선전포고 "스포츠방송도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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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ESPN에 선전포고 "스포츠방송도 잡겠다"

[프레시안 스포츠] 칼자루 쥔 컴캐스트엔 회유책

유독 미국스포츠시장에서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스포츠전문방송으론 업계 1위인 ESPN에 선전포고를 했다.

디렉TV의 NFL(미국프로풋볼리그)중계를 지역케이블방송에 재판매하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 머독은 24일(현지시간) 주간지 <텔레비전 위크>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료TV시청자들에게 두 개의 ESPN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미디어업계는 머독의 계획이 미국최대케이블TV업체 컴캐스트의 월트디즈니사(社) 인수설과 맞물려 발표됐다는 사실과 함께 향후 미국 스포츠방송시장의 재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머독이 간과했던 美스포츠방송시장의 구조**

명문구단 LA다저스 인수를 통해 폭스스포츠TV의 활로를 개척했던 머독은 계속되는 다저스의 부진으로 광고효과가 떨어지자 보스턴의 부동산업자 프랭크 맥코트에게 올해 초 구단을 매각했다. 애틀랜타 구단주이자 업계 라이벌인 테드 터너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직접야구단경영에 뛰어든 루퍼트 머독이 백기를 든 셈이었다.

뉴욕타임즈는 24일(현지시간) “1990년대 폭스스포츠는 ESPN과 메이저리그중계권이나 스포츠뉴스 시청률을 놓고 경쟁했다. 하지만 전국방송이 지역방송을 통한 스포츠중계의 보조적 역할밖에 못하는 미국적 상황에서 폭스스포츠의 전략은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폭스스포츠가 거액을 들여 메이저리그 전국방송 중계권을 따냈지만 정작 수익을 많이 낸 곳은 지역케이블방송 업자였다는 지적이다.

***머독 ‘ESPN 따라잡기’계획에 최대변수는 컴캐스트**

머독이 최근 1천2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디렉TV를 인수한 것도 바로 스포츠부문에서 유료TV시장이 절대적인 미국의 특수상황을 간파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미 NFL과 5년간 20억달러에 중계권계약을 체결한 디렉TV의 간판 프로그램이 NFL 일요경기중계라는 점은 머독의 디렉TV인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머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NFL 일요경기중계를 컴캐스트에 재판매 할 계획을 갖고 있다. 2천1백만명의 회원으로 미국 동부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컴캐스트를 염두해 둔 포석이다. 하지만 정작 컴캐스트는 ESPN을 소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사(社)의 인수를 추진중으로 알려져 머독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머독은 컴캐스트에게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며 회유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산업 전문가인 닐 필슨은 “ESPN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업체는 디렉TV를 집어삼킨 폭스와 컴캐스트가 이끄는 케이블TV 컨소시엄이다”라고 분석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확보한 BskyB 등 유럽스포츠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머독은 시장성이 큰 미국스포츠계에서 자신의 영향력 확보에 사력을 다해왔다. 머독의 ‘ESPN 따라잡기’ 계획에 칼 자루를 쥔 컴캐스트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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