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으로 언론과의 관계 개선을 약속했던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이 공약한대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대한 취재 제한을 풀기로 했다.
***김 실장 주재 회의서 조선일보 취재 불응 해제키로**
청와대는 21일 오전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지난달 16일부터 취해온 조선일보에 대한 개별취재 불응조치를 해제키로 결정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게 됐고 비서실도 새롭게 개편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일부 언론사에 대해 취해왔던 조치를 해제하게 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나 조선일보을 상대로 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은 취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동아일보에 대한 취재 불응도 해제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동아일보가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아파트 분양권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홍보수석실 차원에서 취재불응을 해왔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달 12일 노 대통령이 지난해 측근들과 송년 모임에서 측근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 "검찰 두번은 갈아 마셨겠지만"이라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었다고 보도,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며 지난달 16일 노 대통령 소송 주체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 및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청와대는 또 대변인 정례 브리핑 등 공식적인 취재 외에 전체 비서실 직원에 대해 조선일보의 개별취재에 응하지 않도록 조치한 바 있다.
***청와대 향후 언론정책 주목**
이번 조치는 김우식 실장이 이끄는 청와대 비서실의 컬러를 드러내 주는 상징적 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 13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언론과 청와대가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가 이뤄지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미 대통령께 언론과의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의 이같은 '화해 중시의 언론관'과, 조중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원칙적 대응을 강조해온 이병완 홍보수석 등 기존 청와대 멤버들과의 조율 여부가 향후 주목 대상이다. 홍보수석실에서 매일 발행하는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그간 '반론과 해명'이라는 꼭지를 통해 언론보도에 대한 반박성 비판에 주력해왔다.
또 지난 18일 이병완 홍보수석이 주도해서 청와대 비서실 명의로 낸 참여정부 출범 1년 자체 평가 자료집에서 언론과의 관계를 설명한 관점도 김 실장과 확연히 구분된다.
자료집은 "참여정부의 언론관은 '反언론'이 아니라 '反권언유착'"이라며 "오보나 왜곡 보도에 대해 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대응하는것은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자료집은 또 "(지난 1년간) 이런 노력을 통해 언론의 문제보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기존의 '언론과 건강한 긴장관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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