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대한태권도협회 구천서 회장의 잇따른 구속수감과 사임으로 위기상황에 빠진 한국태권도의 수장선출이 연기됐다.
대한태권도협회는 12일 올림픽파크텔에서 대의원총회를 열어 회장선출을 할 예정이었지만 팽팽한 신경전끝에 김정길(열린우리당 상임중앙의원)후보와 이종승(충남태권도협회회장)이 두 차례 투표끝에 12대12의 동수를 이뤄 15일 후 총회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사진> 김정길과 이종승 후보
***후보선출, 중앙대의원 숫자 논란**
“이번에 회장으로 선임된 분은 태권도협회 창설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라는 태권도관계자들의 말처럼 대의원총회장의 분위기는 어느 때 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의원들은 폭력배를 동원해 상대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들의 입장을 막아 당선된 구천서 전 회장의 경우를 의식한 듯 기본적으로 민주적 절차로 회장을 뽑겠다는 의지가 뚜렷했지만 기득권세력과 협회개혁파 사이의 설전은 여전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회장선출 방식과 중앙대의원의 숫자였다. 경남의 오승철 대의원은 추천을 통해 후보의 정견발표를 듣고 무기명투표로 회장선출을 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후보에 대한 예비지식이 없는 백지상태에서 투표를 하는 것은 무리다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한편 시간을 갖고 후보를 검증하면 더욱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아시아태권도연맹총회 참가를 이유로 회의 중 자리를 떠난 이규석 회장직무대행 대신 임시의장을 맡은 노순명 대의원이 여러 대의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 회장선거가 진통끝에 시작됐다.
김정길, 이종승 후보가 나선가운데 1차투표 결과 동수를 이루자 이번에는 중앙대의원 숫자를 놓고 대의원들간 이견을 보였다. 지난 임시총회까지 4명이었던 중앙대의원이 왜 오늘은 5명이 됐느냐는게 일부 대의원들의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총회에 참석한 대한체육회 문호성 운영팀장은 20명의 시도별 대의원과 연맹 대의원의 1/4까지 중앙대의원을 둘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논란이 일단락됐다.
***외부인사 김정길-태권도인 이종승 후보 무승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김정길 현 우리당 상임중앙의원은 “고민과 갈등속에 이 자리에 섰다. 위기에 직면한 태권도의 위상을 살리기 위해선 안정속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외부인사가 적합하다”며 정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에도 무게를 뒀다.
김 후보는 “지난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태권도협회 회장직 제의를 받은 바 있지만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자리에 연연했다면 나는 그 당시 태권도협회 회장직을 수락했을 것이다”라며 “영,호남 지역에서 거부감없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태권도인들의 얘기를 듣고 태권도협회회장선거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태권도협회장을 역임해온 이종승 후보는 “원칙이 통하는 태권도 협회가 되려면 실무자들의 월권행위를 막아야 한다”며 태권도 내부인사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 후보는 “적극적인 홍보와 스포츠마케팅을 도입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태권도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재정기반 확충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견발표 후 두 차례 투표를 실시했지만 김정길, 이종승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들이 팽팽하게 맞서 모두 12대12의 동점을 이뤘다.
상황이 이쯤 되자 노순명 임시의장은 두 후보간의 합의점을 이끌어내려고 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대의원들의 주장에 따라 회장선출을 15일후로 연기했다.
하지만 두 후보를 놓고 대의원들간의 세력다툼이 변화조짐을 보이지 않아 15일후 열리는 총회에서도 명쾌하게 태권도협회의 새 수장이 선출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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