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지난 9일 시사주간지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경선 자금과 관련, "내가 입을 열면 정동영 죽는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1일 정동영 의장의 경선자금에 대해 즉각적인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고 열린우리당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권노갑, "정동영 경선자금 공개하면 도덕적으로 죽는다"**
권 전 고문은 이날 불법대선자금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지병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은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2000년 총선 및 경선자금 내용을 공개하면 그는 도덕적으로 죽는다"며 “그 친구(정 의장) 경선 자금의 시효는 만료됐지만 아직도 도덕적 심판은 남아 있고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권 전 고문은 “지금 말할 수 없지만 (구치소에서) 나가면 뭔가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중”이라고 말해 출소후 공개할용의도 있음을 시사했다.
권 전 고문은 이어“정 의장이 부인하고 우리 집을 찾아와 우리 집 사람이 힘들게 돈 번다(돈가스점)며 어깨를 주무르고 그렇게 나한테 잘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라며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김근태 의원은 자기를 죽이고 고해성사로 용서를 받았지만 정 의장은 다른 사람을 밟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며 “정 의장은 지금도 자신의 본질을 숨기고 있으며 나는 그가 하는 모든 말과 개혁은 위선과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나이에 내가 분풀이를 할 수는 없지만 진실은 밝혀야 한다”고 정 의장을 압박했다.
***한나라-민주, "정동영 경선자금 공개해야"**
이같은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은진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권 전 고문의 인터뷰 내용은 정 의장이 얼마나 부도덕한 인물인지를 짐작케 한다"며 "권씨를 구태정치인으로 몰아 정계은퇴까지 요구했던 정 의장이 그 전에는 부모 수발하듯 권씨를 극진히 모셨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고 맹비난했다.
은 부대변인은 "정 의장은 도대체 권씨로부터 검은 돈을 얼마나 받았는지, 또 권씨에게 어떤 아부를 했는지 진솔히 자백해야 마땅하다"며 "아울러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검은 돈에 대해서도 자백하고 검찰수사를 자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만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 의장이 권 전 고문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사실조차도 모로쇠로 일관하거나 날조로 몰아세우는 것은 정당의 대표로서 마땅한 행동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에 대한 호도를 중단하고 스스로의 고백을 통해 경선자금의 실체를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터무니 없는 날조"**
반면 정 의장은 권 전 고문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 받고 "터무니 없는 날조"라며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고 열린우리당 정기남 부대변인이 전했다.
정 부대변인은 "주간동아에 보도된 기사는 지난 2000년 12월 쇄신파동 이후 제기됐던 것으로 재탕, 삼탕에 불과하며 사실관계도 왜곡한 날조"라며 "특히 정 의장이 부인과 함께 권 전 고문의 자택을 찾아가 권 전 고문의 어깨를 주물렀다고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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