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불법 대선자금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문병욱 썬앤문 그룹 회장과 김성래 전 부회장의 간의 '진실게임'이 계속 이어졌다.
***문병욱, "노 후보 없는 자리에서 여택수에게 줬다", 김성래, "노 후보에게 직접 줬다"**
문 회장과 김 전 부회장은 그동안 썬앤문 그룹의 감세청탁관련 엇갈린 진술을 해왔으며, 이날 청문회에서는 2002년 12월 대선 때 문병욱 회장이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김해 관광 호텔에서 돈을 직접 건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엇갈린 진술을 진실게임의 항목이 추가됐다.
문 회장은 "지난 2002년 12월 7일 김해관광호텔 2층 소회의장에서 노 후보를 만난 뒤 수행비서인 여택수씨에게 신문지에 쌓인 3천만원을 일반 백화점 쇼핑백에 담아 전달했다"며 "당시 노 후보는 잠깐 왔다 가고 옆에 있던 여택수 비서에게 줬다"라고 돈을 건넬 당시 노무현 후보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전 부회장의 진술은 달랐다. 김 전 부회장은 "문 회장이 쇼핑백을 노 후보에게 직접 전달했고, 노 후보는 쇼핑백을 받아 여택수씨에게 건넸다"라며 "10여분간 기다리다가 노 후보는 2-3분 만났는데, TV토론 나갈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3-4명의 회의를 주재하다가 나온 모습이었고, 당시 쇼핑백은 큰 흰색 비닐 백화점 쇼핑백"이라고 당시 정황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진술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결국 노 후보에게 준 것인데, (노 후보가) 직접 받지 않고 여택수로 하여금 받게 했다고 진술했는데, 노 후보가 보고 있는 자리에서 준 것이죠?"라고 당시 현장에 노무현 후보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추궁했다.
***문병욱 "감세청탁 여부 모른다", 김성래 "문회장이 '노 후보에게 감세청탁 확인' 얘기"**
문 회장과 김 전 부회장은 썬앤문그룹의 감세청탁에 대해서도 엇갈린 진술을 했다.
김 전 부회장은 이미 "문 회장으로부터 '노 후보에게 부탁해 청탁전화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으나, 문 회장은 "당시 세무조사의 막바지 단계이던 때 안희정씨에게 지나가는 말로 한 적은 있지만, 그 후에 청탁 전화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라고 김 전 부회장과는 상반된 진술을 펼쳤다.
김 전 부회장은 그러나 "문 회장이 노 후보에게 부탁했다는 사실을 국세청 담당 과장 등 여러사람이 알고 있다"며 "당시 회사가 긴급상황이었기 때문에 청탁이 안되면 한나라당에라도 손을 벌리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고 반박했다.
***문병욱-김성래 진실게임 법정에서 계속될듯**
김 전 부회장은 썬앤문그룹 세무조사 당시 화려한 정관계 인맥으로 인해 영입된 인사로 문 회장과 매우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란히 앉은 문 회장과 김 전 부회장은 서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냉담한 표정으로 법사위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문 회장은 법사위원들의 질문에 질문 의도에 맞지 않는 대답을 종종했으나 김 전 부회장은 당시 구체적인 정황까지 설명을 하며 진술을 해 대조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전 부회장은 '농협 사기대출' 사건으로 문 회장에게 고발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최근 공판에서 "문 회장 형제가 짜고서 자신에게 혐의를 뒤집어 씌운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법정에서도 한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고 있어, 둘 간의 진실게임은 법정공방을 통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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