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께 개각 및 청와대 개편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내 총선출마자에 대한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상승해 정당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사돈 민경찬씨의 거액 펀드 모금 사건이 터졌고 다음주 국회에서 불법 대선자금 및 노대통령 측근비리 청문회 등 악재가 겹친 데 따라, 노무현정부 핵심인사들의 '총선 올인'은 예상보다 소폭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강금실 불출마, 盧도 "총선 출마는 본인 의사"**
우선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법무부 장관 총선 출마' 요구는 결국 무산됐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노 대통령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한다면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노 대통령은 "총선 출마는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를 수용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강 장관은 지난주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민정수석을 잇따라 만나 총선 불출마 의사를 전달했다고 경향신문이 5일 보도했다.
강 장관은 노 대통령으로부터 출마 의사를 타진받고 이틀 뒤 대통령 면담을 요청, "선거라면 초등학교 때 반장 선거에 나간 일 외엔 아무런 경험도 없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대통령께서 (총선에) 나가라 한다면 뜻을 거슬러가면서까지 장관직을 하는 게 도리가 아니니 사표를 내겠다"고 말했다고 여권 고위인사가 전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여당은 여당대로, 내각은 내각대로 할 일이 있다. 총선에 나가느냐, 안 나가느냐는 것은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괘념치 말고 소신대로 하라"고 말했다.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한명숙 환경부 장관 등 열린우리당에서 출마를 종용해왔던 여성 장관들도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장관은 지난달 29일 노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논산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노 대통령이 만류해 불출마키로 했다. 이와관련 김 장관은 "하도 올인 올인해서 그것이 대통령의 뜻인 줄 알았는데, 독대해 보니 대통령은 '장관직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출마를 만류했다"고 대통령 의중을 전달했다.
따라서 총선 출마 각료는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권기홍 노동장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등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민경찬 펀드'로 문재인 수석 거취 주목**
청와대에서 출마자는 문희상 비서실장, 유인태 정무수석, 정만호 의전비서관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재인 민정수석은 민경찬씨의 거액 펀드 모금 사건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면서, 거취 문제가 다시 떠올라 주목된다.
야당뿐아니라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친.인척 관리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늦장 대응이 지적되면서 문 수석의 처지가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문 수석이 민씨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자진사퇴한 뒤 총선에서 부산.경남지역에 출마하는 게 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는 주장하고 있으나, 문수석은 아직 "정치에 관심없고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일각에서는 민경찬 등 친인척에 대한 사전관리가 소홀했다는 점에서 민 수석 출마가 도리어 열린우리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문수석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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