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받지 못한 선수 한 명은 얼굴이 하얘지는데 참 안됐어. 가족친지들도 다 왔을 텐데."
4일 2004년 프로농구 국내신인 드래프트가 펼쳐진 서울교육문화회관에 참석한 농구원로들의 씁쓸한 대화내용이다.
쓸만한 재목감이 많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번 프로농구 드래프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는 17대16이었다. 33명의 선수가운데 17명만 지명을 받았고 나머지 16명은 고개를 숙여야했다.
<사진>. 드래프트 지명선수들
***2000년이후 최악의 지명률 수치기록**
2라운드 지명도 다 채우지 못한 2004 프로농구 드래프트는 38명중 19명이 선발됐던 지난 2000년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해 78%의 드래프트 선청선수가 지명받았던 2003년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그나마 이정석, 이상준, 최승태 등 대학교 3년생들이 나오지 않았다면 지명선수는 더 줄었을 것 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10개구단 코칭스태프들은 2라운드 후반부터 지명권을 포기해 드래프트 행사장 곳곳에서 탄식섞인 소리가 터져나왔고 드래프트가 끝나자 지명받지 못한 16명의 선수들은 총총히 걸음을 옮겨야 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프로농구 드래프트에 나서는 이른바 '언더클래스맨' 3명을 포함해 1라운드에만 4명이 지명된 연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감독들도 밝지 않은 표정이었다.
***2004 프로농구 드래프트, '포인트가드'가 지배**
희비가 교차된 2004 프로농구 드래프트에서는 포인트가드들이 주목을 받았다. 전체 1순위에 뽑힌 양동근(한양대), 2순위의 이정석(연세대), 3순위의 임효성(성균관대)이 바로 그들이다.
현재 원주TG에서 활약하는 양경민의 사촌동생 양동근은 KCC의 지명을 받았지만 KCC가 지난 1월 모비스와 용병 무스타파 호프와 바셋 트레이드를 하면서 1순위 지명권을 모비스에 주기로 해 가드진이 약한 울산 모비스에서 활약하게 됐다.
파워넘치는 골밑돌파를 겸비한 포인트가드로 한양대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양동근은 특히 체력이 뛰어난 점이 프로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원동력이 됐다.
'언더클래스맨'의 대표주자로 SBS유니폼을 입게 될 이정석은 재치있는 게임리딩과 어시스트로 지난 농구대잔치에서 연세대가 우승하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다음 시즌 상무에서 돌아오는 임재현과 황성인이라는 걸출한 포인트가드를 보유하고 있는 SK도 성균관대 출신의 포인트가드 임효성을 택했다. 슈터를 찾고 있던 전자랜드는 4순위로 신장 1백93cm으로 슛감각이 뛰어난 경희대 출신의 포워드 김도수를 뽑았다.
한편 2라운드에서는 '제2의 김승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동국대의 김현중이 공교롭게도 김승현이 소속된 동양에 지명돼 관심을 끌었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단신가드 김현중은 김승현과 같이 송도고와 동국대를 거쳤다.
KBS 중견탤런트 이병철씨의 아들이기도 한 이항범은 1백68cm라는 작은 키와 고졸출신이라는 어려움속에서도 2라운드 4번으로 울산 모비스에 지명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항범 선수는 KCC와 모비스의 지명권 맞교환에 따라 다음 시즌 KCC에서 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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