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29일 “우리 사회 일각에서 반미감정을 부추겨 젊은이들이 반미-친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주의적인 이해의 폭은 넓히면서도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가 좁은 것이 걱정 중의 하나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령화와 비례해 보수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6.15 선언만으로는 남북관계 해결 안돼, 北인권도 따져야”**
김 추기경은 이날 오전 혜화동 성당에서 정동영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예방을 맞은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추기경은 “나는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열린우리당이 여당의 위치를 확보하게 되면 보수의 요구가 많아 국민적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여러분도 어쩔 수 없이 보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영선 대변인이 전했다.
김 추기경은 또 “이번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휴먼시큐리티’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민족공조가 강조된 나머지 민족주의에 대한 폐쇄적, 배타적 분위기가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이어 “민족주의도 인권과 자유가 보장돼야 세계적인 민족주의가 된다”며 “남북관계를 해결할 때 6.15 선언만 가지고는 안되며 인권문제를 하나의 축으로 가져가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북한의 인권문제에도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김 추기경 "0415 노사모가 주축이냐", 신기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
김 추기경은 이어 “행정수도 이전문제도 걱정”이라며 “서울이 다 옮겨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동영 의장이 “천도가 아니라 행정기능만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김추기경은“행정수도가 움직이면 대통령이 가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김 추기경은 또 정 의장이 마장동 우시장 ‘민생투어’ 얘기를 꺼내며 “추기경께서도 쇠고기를 많이 드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요즘 광우병 때문에 쇠고기를 먹어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 “요즘 조류독감 때문에 주위에선 계란도 먹지 못하게 하는데 오늘아침 계란은 먹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한우는 괜찮고, 수입고기도 머리와 내장만 아니면 드셔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김 추기경은 또 ‘노사모’, ‘국민의 힘’ ‘서프라이즈’ 등 친노무현 단체들이 만든 ‘국민참여 0415’와 관련, “신문지상에선 관권선거를 한다고 하고 노사모가 주축이 된 것처럼 기사화되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노사모가 주축이 된 게 아니라 공명선거 하자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50분간의 환담후 김 추기경은 우리당 지도부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나는 지는 해이고 정 의장은 동쪽에서 뜨는 해”라고 정 의장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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