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시즌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에는 외국인감독 3인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된다. 지난 시즌 부산 감독으로 취임한 이안 포터필드까지 합친 4명의 외국인감독들은 유럽에서 얻은 선진축구경험을 바탕으로 소속팀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탈바꿈시켜 ‘돌풍의 진원지’가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올해 월드컵과 올림픽예선으로 인한 잦은 A매치 경기로 한일 프로축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감독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 지 주목된다.
***로란트 ‘공격축구 선언’, 포터필드 ‘잉글랜드 용병 마스덴에 기대감’**
신생팀 인천 FC 부임초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과 팀동료였다는 사실로 관심을 모았던 베르너 로란트는 수비수와 공격수를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공격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로란트 감독의 축구는 70년대 세계최고수준으로 평가되는 분데스리가와 같이 포지션에 상관없이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이면서도 탄탄한 조직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인천 FC는 최근 터키월드컵 국가대표 주전수비수인 알파이 외잘란을 영입해 로란트 감독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선수시절 미드필더로서 부지런한 플레이로 ‘마라톤 맨’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로란트 감독은 ‘갈색폭격기’ 차범근, ‘프랑크푸르트의 영웅’ 베른트 횔첸바인 등과 함께 1980년 UEFA컵 우승을 견인해 프랑크푸르트 전성기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인천 FC의 돌풍을 준비하고 있는 로란트 감독은 독일의 축구전문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분데스리가 팀들은 나를 데려가려고 하지만 분데스리가 복귀는 한국에서 성공을 한 다음문제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부산 아이콘스에 부임한 이안 포터필드 감독은 팀 성적이 9위에 그쳐 혹독한 적응기를 보내야했지만 올해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에서 활약하던 노장 미드필더 크리스 마스덴 영입과 첼시시절 자신과 인연이 있는 톰 존스 코치가 들어오면서 ‘영국축구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사우샘프턴이 재계약을 포기한 상태에서 부산 아이콘스의 유니폼을 입은 ‘대기만성형 선수’마스덴은 경험이 풍부해 ‘그라운드 사령관’으로 팀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1~2002시즌 팀내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마스덴의 한국진출은 영국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BBC는 26일(현지시간) 사우샘프턴의 고든 스트래천 감독을 인용해 “마스덴이 왜 한국에 가는 지 계속 물어봤지만 그는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고 한국진출이 그가 원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를 읽는 눈이 뛰어나지만 쉐필드, 울버햄튼, 버밍햄시티 등 여러 팀을 옮겨다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적인 저니맨’으로 통하는 마스덴은 지난 시즌 사우샘프턴에서 왼쪽 미드필더로서 활약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J리그에 뿌리내린 부흐발트와 하시크**
한국프로축구의 외국인감독들과는 달리 일본프로축구 우라와 레즈와 빗셀 고베의 감독을 맡게 된 부흐발트와 하섹은 이미 선수로서 J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어 일본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독일대표팀 수비수로서 1990년 월드컵 우승에 한 몫했던 기도 부흐발트는 1994년 우라와에서 제공권과 힘의 축구를 선보이며 일본프로축구 수비수들의 모범이 됐다. 또한 체코슬로바키아 주장으로 90년 월드컵에서 활약한 이반 하섹도 94년 히로시마에서 19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전기리그 우승을 이끌어 ‘우승청부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일본어가 유창한 독일인 엥겔스 코치와 함께 우라와를 이끌게 될 부흐발트 감독은 27일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우라와는 나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하고 싶고 항상 우승경쟁에 참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우라와는 일본대표팀 미드필더 산토스와 일본을 최초로 월드컵무대로 인도한바 있는 노장 스트라이커 오카노 등을 새로 영입했다.
한편 빗셀 고베는 체코 대표팀 코치와 프랑스리그 스트라스부르그 감독으로 지도자경험을 쌓은 하섹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고베의 나카노 하루오 사장은 “하섹은 선수시절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정평이 나 있어 지금까지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았던 고베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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