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4명의 대표선수를 퇴출시켜 논란을 일으켰던 중국탁구가 세계최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오는 3월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지는 2004세계탁구선수권(단체전)을 앞두고 내홍을 겪은 중국대표팀은 11점제와 히든서브 금지로 인한 이변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올림픽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스웨덴, 대만, 홍콩, 일본 등이 높기만 하던 ‘중국탁구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점제, 히든서브 금지로 이변가능성**
류 궈량 중국 남자탁구팀 감독은 20일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1위 자리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중국은 어떤 상대와도 대결할 만한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류 궈량 감독은 하지만 “11점제와 히든서브 금지의 새 규정 때문에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제 탁구경기에서 확실한 승부는 없어졌다”며 중국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특히 세계를 호령하는 중국탁구의 최대강점이 서브란 측면에서 구질파악이 힘들었던 히든서브의 금지조치는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탁구, ‘연애퇴출’파문 극복할 수 있나**
더욱이 중국탁구계는 2004년 벽두부터 남자탁구 세계랭킹 1위인 마린의 여자친구 바이양 등 동료선수들과 연애를 하고 있던 선수 4명을 기강확립 차원에서 퇴출시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아테네올림픽 같은 중대사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간의 연예는 훈련에 방해가 된 다는게 중국대표팀 차이전화 총감독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같이 연애를 했던 중국남자탁구의 간판인 마린과 왕하오는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퇴출시키지 않아 여론마저 좋지 않다.
지난 13일 신화사통신은 “55%의 네티즌들은 선수간 연애를 이유로 탁구대표팀에서 당사자들을 쫓아낸 처사는 잘못됐다”는 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설문조사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남녀단체전에서 '타도 중국'을 외치는 후보들**
3번시드를 받아 세계대회에서 중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한국남자팀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김택수, 수비수로서 세계선수권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주세혁, 세계랭킹 10위의 유승민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한편 2번시드의 대만은 추안치위앤(세계랭킹4위)과 치앙펑룽(세계랭킹13위)을 앞세워 정상정복을 노리고 있으며 한때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스웨덴은 노장 발드너만 컨디션을 회복하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로 손꼽힌다. 특히 스웨덴의 옌스 룬드크비스트는 지난 해 12월 중국의 자존심인 마린과 왕리친을 모두 따돌리기도 했다.
여자의 경우 한국, 홍콩, 일본이 중국의 아성에 도전한다. 한국은 김경아(세계랭킹 9위), 2002부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은실, 김무교와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윤지혜가 출전한다.
다양한 탁구스타일을 갖춘 수 많은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중국의 벽’을 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탁구가 ‘연애퇴출’로 삐걱거리고 있으며 규정변화로 이변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번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는 ‘세계최강’ 중국을 꺾을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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