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6위로 예선전에서 중국까지 제압했던 상승세의 한국여자농구가 아시아여자농구대회 준결승에서 '홈 텃세'의 일본에게 발목을 잡혔다.
한국은 빠른 스피드와 몸을 아끼지 않는 그물수비로 시종일관 맞선 일본에 고전을 면치 못하며 2차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72대81로 패해 19일 대만과의 3-4위전에서 이겨야 아테네행 티켓을 획득하게 됐다.
<사진>한-일 여자농구
일본수비에 막혀 야투가 부진했던 한국은 4쿼터 종료직전 정선민의 자유투로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어갔다. 1차연장에서 일본의 야노와 야부치는 스피드가 떨어진 한국수비를 교란하며 손쉬운 득점을 이어갔고 한국은 세트오펜스를 마무리짓는 슛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해 어렵게 공격을 풀어갔다.
한국은 일본전에서 가장 좋은 슛 감각을 보인 변연하에 이어 1차연장후반 동점슛을 성공시킨 정선민마저 부상으로 벤치에 물러나자 2차연장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한국은 석연치 않은 심판판정이 겹치면서 집중력이 떨어졌고 일본은 34득점을 몰아넣은 야노 료코가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의 박명수 감독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은 홈경기 이점을 살려 1백20%의 기량을 발휘했지만 우리는 작전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일본언론은 예선전에서 32점차로 패한 세계랭킹 6위 한국에 이긴 일본여자농구대표팀의 승리를 일대기적으로 대서특필했다.
닛칸스포츠는 19일 "18개의 리바운드를 잡은 나가타와 34득점을 성공시킨 야노의 맹활약으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후 처음으로 일본여자농구가 올림픽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2월 대표팀을 맡은 우치우미 감독은 강호 한국, 중국에 비해 전력이 약한 일본팀에게 수비강화를 주문하며 국내외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했다"며 "선수시절 골게터였던 우치우미 감독이 임기응변식으로 수비강화전술을 사용한 것이 승리의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아테네 티켓을 놓고 19일 오후 5시에 격돌하는 대만은 전력상 한국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일본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여자농구대표팀이 주전 변연하, 정선민의 부상과 일본전 연장승부로 바닥난 체력을 딛고 일어서 대만을 꺾고 아테네 진출권을 따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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