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6일 열린우리당의 거센 출마 압력을 받고 있는 문재인 민정수석을 비롯해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 허성관 행정자치부장관 등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출마시키고 싶은데, 다 시키면 일할 사람이 없으니까..."**
노 대통령은 이날 부산항만공사 창립행사후 참석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자신이 해양수산부 장관때 항만공사를 창립하는 과정에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이 재경부 예산실장으로 일했던 노고를 특별히 치하하는 과정에, 각료들의 출마 가능성에 대한 시사를 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박 실장에서 일어나 인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저 양반은 출마할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일으켜 세워 인사를 시켰다"면서 "출마시키고 싶은데 전부 다 시키면 정부는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본인도 안 하려고 한다"고 각료들의 총선출마와 관련한 속내를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또 "얘기하다보니 인사 안하면 출마한다는 말이 되니까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일어서 보라"며 허 장관도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노 대통령은 "또 안 일어서면 출마로 오인받을 사람이 있느냐. 문재인 (민정)수석은 장관이 아니니까..."라고 말해 문재인 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이젠 대통령이 약속할 수 없는 시대로 간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시대가 바뀐다"면서 "대통령이 어디 가서 이런저런 약속을 하던 좋은 시절도 아마 몇년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예전에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니까 약속을 많이 하는데 이제는 지방지원 또는 어떤 전략산업의 지원에 관해서도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새로 만든 법으로 지역 혁신협의회에서 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 대통령이 약속할 수 없는 시대로 간다"면서 "모든 시스템이 그렇게 가기 때문에 대통령이 약속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고, 대통령에게 약속을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지방의 혁신역량을 키워 경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정을 공정하게 수행해야 하는 만큼 부산에 특혜를 준다 말 못한다"면서 "그러나 부산은 천혜의 입지와 그동안에 쌓아온 역사가 지방중에서는 해볼만한 일들이 있는 축복받은 지방"이라고 말했다.
오는 2005년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개최지 선정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APEC 개최지는 원칙적으로 서울이 아닌 곳으로 하자는 지침을 주었다"면서 "금년 상반기 중 결정이 되게 하자는 지침을 내려 놓은 상태"라고 밝혀 APEC대회가 지방에서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와 관계없이 미리 예정한대로 그 시기에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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