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사석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외교부 간부들에 대해 강력한 인사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가안정보장회의(NSC)와 외교부간 갈등설을 보도한 국민일보 측에서 청와대가 해당 기자의 통화내역을 조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길텐데..." "NSC 보좌진은 탈레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외교부 위성락 북미국장, 조현동 북미3과장 등 북미국 중심으로 7~8명의 직원을 지난 8일과 9일 외교부 청사 6층 민정조사실에 불러 조사했으며, 이중 2~3명을 징계 처분토록 조만간 외교부에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조 과장은 내부 회의석상 및 회식자리에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의 '김정일 호감세력이 노무현 정권 지지층'이란 말이 맞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문제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의 내용은 "미국도 모르는 NSC가 외교를 망친다" "NSC의 젊은 보좌진은 탈레반 수준이며 노대통령이 이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윤영관 외교부장관과 한승주 주미대사는 청와대 이너서클에 밀려 힘이 없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길 텐데 그러면 대통령이 무슨 힘을 쓰겠느냐. 과기부와 해양부나 관리하면 되지 않겠느냐" 등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지난해 12월초 이종석 NSC 사무처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 외교관들이 당신을 탈레반이라고 부르더라"고 말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대통령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조현동 북미3과장이 문제 발언을 주도했으며 위성락 북미국장도 같은 자리에 배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중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청와대는 또 윤영관 외교부장관이 청와대가 조사에 착수하기 전에 문제 발언을 몰랐다는 점을 중시, 차기 개각때 윤장관을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청와대, 기자 통화내역 조회 여부 논란**
한편 제보와 함께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지난 6일자 'NSC와 외교부간 갈등설'을 보도한 국민일보 기자가 청와대에서 자신의 통화내역을 조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일보의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는 11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 비서관실 관계자가 자신이 쓴 기사의 보도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기사 게재 전날 밤 휴대폰으로 통화했던 외교부 간부 2명을 조사한 사실을 들어 통화내역 조회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국민일보 보도와 관련, 외교부 위성락 북미국장과 이혁 장관보좌관에게 보도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실에서 해당 기자와 관련 공무원을 대상으로 보도 경위를 파악하긴 했지만 통화 내역 조회 등은 일체 없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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