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빠삐용' 이상훈, 항명파동 해법은 없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빠삐용' 이상훈, 항명파동 해법은 없나

[프레시안 스포츠]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야구경기의 감독은 영어로 ‘매니저’로 불리며 선수들과 똑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전반적인 구단운영을 ‘제네럴 매니저’인 단장이 맡는다면 감독은 ‘그라운드 매니저’로서 선수들과 경기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갖기 때문이다.

이순철 감독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와 라커룸에서 기타연주를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해 불거진 LG 이상훈의 항명파동은 다양한 성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감독의 코드에 맞춰 지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사진> LG 이상훈 투수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잘 알려진 이상훈 항명파동이 수면위로 부상하자, 야구계에서는 LG 지휘봉을 잡은 뒤 줄곧 단체행동을 중시했던 이순철 감독과 이상훈 투수간의 '예견된 기(氣)싸움'이라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상훈 투수는 고려대 재학시절 자주 숙소를 이탈해 문제를 일으켰다. 이상훈의 잦은 돌출행동으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빠삐용’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상훈의 재능을 아낀 故 최남수 감독은 그를 말없이 받아줬다. 이후 이상훈은 대학 4년때인 92년 성균관대와의 경기에서 14타자 연속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워 프로무대에서 최고의 신인유망주로 주가를 올렸다.

LG에 입단해 95년 20승 고지에 올랐고 이후 마무리투수로 전환해 97년 37세이브를 마크한 이상훈은 98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이듬해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주니치에서 중간계투로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던 이상훈은 또 하나의 도전을 하게됐다. 주니치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상훈은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해도 좋으니 단 한번이라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고 싶다’며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났다.

보스턴에서도 이상훈은 꾀짜투수로 통했다. 보수적인 성격의 보스턴은 허리아래까지 내려오는 이상훈의 머리를 문제삼았지만 이상훈은 ‘나에게 삭발을 강요하지 말라’는 옵션까지 내걸며 보스턴 구단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보스턴 언론들은 이상훈을 과거 거침없는 언행으로 ‘우주인’이란 별칭을 얻었던 빌 리를 연상시킨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파란많은 이상훈 투수의 야구인생은 이번 항명파동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과 LG가 대타협을 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13일 괌에서 귀국예정인 LG 이순철 감독이 팀의 단합을 위해 감독이 명령한 것은 타협의 문제가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이상훈 투수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3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시속 1백50Km대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이상훈 투수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고질적인 손가락 혈행장애, 부러질 지언정 휘지는 않겠다는 그의 고집스러움이나 6억이란 고액연봉은 타구단이 선뜻 이상훈 투수 영입을 추진할 수 없게 하는 걸림돌이다.

숱한 위기를 주위의 도움과 자신의 소신으로 돌파했던 이상훈 투수와 자율야구 분위기로 흐뜨러진 팀 분위기를 바로 세우려는 이순철 LG 감독이 타협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 지, 아니면 이상훈 투수가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