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월드컵, 올림픽 지역예선과 아시안컵 등으로 유난히 A매치가 많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리그 운영제도의 개선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K리그, 전후기리그 도입검토**
프로축구연맹은 6일 1차실무위원회를 갖고 지난 해 실시했던 통합리그 대신 2004년 K리그 운영은 전후기리그를 나눠서 시행하고 전후기 우승팀끼리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축구연맹의 이 같은 방향전환은 지난 3년간 ‘한국판 레알마드리드’로 불리는 호화군단 성남 일화의 독주가 계속돼 시즌 후반 선두권 경쟁에서 탈락한 일부 팀들이 경쟁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해 팬들의 흥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연맹이사회에 상정돼 의결될 예정인 전후기리그 개편안은 1996년 이래 자취를 감췄던 제도다. 1997년 프로축구연맹은 프랑스 월드컵 예선등으로 각 구단 스타급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이 많아 질 것을 고려해 전후기리그 대신 단일리그 제도를 채택하고 정규리그 경기를 줄이는 대신 중간에 프로스펙스컵대회를 신설한 바 있다. 특히 프로스펙스컵의 신설은 새로운 스폰서를 통해 수입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당시 부산 대우가 정규리그, 아디다스컵, 프로스펙스컵을 모두 휩쓸면서 연맹의 의도와는 달리 팬들의 관심이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었다. 오히려 이듬해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이 예선탈락한 뒤 이동국, 고종수, 안정환 등 신세대 스타들의 열풍으로 프로축구가 사상 최대의 인기가도를 달리게 됐다. 국내프로축구가 살아야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과 월드컵 참패에 대한 역류 분위기가 팬들에게 강하게 불었기 때문이다.
***J리그, 2005년부터 단일리그 추진임박**
국내프로축구가 전후기리그로의 제도변화를 모색하는 반면 일본프로축구는 최근 단일리그 제도로 변화할 뜻을 비췄다.
일본프로축구연맹은 2002년과 2003년 각각 쥬빌로 이와타,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전후기 통합우승을 하면서 전후기리그 운영의 문제점이 생겼다는 점을 인식하고 2005시즌부터 대부분의 프로축구리그가 채택하고 있는 단일리그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일본프로축구연맹의 스즈키 마사루 회장은 “전후기리그 운영의 타당성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다”며 “특히 전후기리그 우승팀이 펼치는 챔피언결정전의 스폰서 선토리社를 생각했을 때 챔피언결정전의 무산은 연맹을 난처한 입장으로 몰고갔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J리그의 전후기리그 운영은 전기리그 우승팀이 전체적으로 많은 승점을 올렸던 것에 비해 거의 후기리그 우승팀들이 여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패권을 차지해 일본 축구계에서 논란이 됐다.
전후기리그와 단일리그 운영으로 서로 경기방식을 맞바꿀 것으로 보이는 한국과 일본의 프로축구 제도변화의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전후기리그 운영은 챔피언결정전이 생겨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J리그 사례와 같이 전후기 통합우승팀이 나오게 되면 오히려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단일리그는 정규시즌의 통일감을 줄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시즌 후반 상위권 경쟁에서 탈락한 팀들간의 무의미한 경기가 많아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시즌 후반 맥이 빠지기 쉬운 단일리그의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1부리그 하위팀과 2부리그 상위팀이 성적에 따라 서로 자리를 바꾸는 제도가 생겨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각각 리그 운영방식을 바꿀 것으로 보이는 한일 프로축구연맹의 제도변화가 미봉책으로 그칠 지 아니면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결국 축구팬들의 호응도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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