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선관위에 선거운동이 가능한 범위를 질의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예상대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일 "대통령의 선거 개입 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위헌소송 등 강경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개입 원년을 만들고 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은 입으로는 정치개혁 원년을 외치면서 행동으로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의 선거개입 원년을 만들고 있다"면서 총선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홍사덕 원내총무는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법의식이 없는 분인지 몰랐다"면서 "역대 대통령이 어떤 처신을 했는지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공부한 적도 없다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헌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입법부 구성에 관여하겠다는 것은 선거법 및 공무원법에 어긋나며 3권 분립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선관위에 실제로 유권해석을 요청한다면 위헌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총선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대통령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열린우리당의 선거대책위원장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당, 개별의원 접촉에 불쾌감 표명**
반면에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 발언 자체에 대한 논평을 자제했지만, 일부 초선의원들이 노 대통령과 개별적인 면담을 요청했다는 사실에 대해 내부적 비판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당.정 분리를 이유로 그간 민주당 의원 뿐아니라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김원기, 김근태 의원 등 현 지도부나 이상수, 정대철 의원 등 민주당과의 분당 전 지도부를 제외하곤 개별적 접촉은 되도록이면 자제해왔기 때문이다.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의원 몇몇이서 개인적 약속에 따라 청와대에서 밥먹는 것은 당에서 통제할 수도 없고 간여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자주 있겠지만 당에서 관리나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회동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재정 총무위원장도 "대통령이 의원들과 언제든지 만나 밥먹을 수 있지만 문제는 당시 회동에 비서진이 배석했는지 여부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라면서 "앞으로는 독대 관행을 근절하고 회동이 이뤄졌다면 이를 떳떳이 밝히고 최소한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는지 정확히 알려야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열린우리당 김부겸.임종석.안영근.송영길.정장선.김성호.이종걸 등 초선 의원 7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한다면 대통령이 선거에 중립을 지킬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싶다"며 선관위에 선관위에 마지노선을 정해줄 것을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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