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의 개회식과 개막전이 사상 처음으로 서로 다른 장소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짙어졌다.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28일(현지시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월드컵 개회식을 열자는 제안이 있었으며 최종결정은 내년 3월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회식을 뮌헨이 아닌 베를린에서 열게 되는 배경은 슈뢰더 총리와 사민당이 2006년 총선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분산개최 움직임에 뮌헨시장 등 바이에른 지방사람들이 반발함에 따라 독일의 남북간 지역갈등이 촉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슈뢰더 총리
***베를린에서의 월드컵 개회식은 슈뢰더 총리와 사민당의 정치적 노림수**
슈뢰더 총리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월드컵 개회식 베를린 개최는 최근 오토 슐리 내무부장관이 FIFA(국제축구연맹) 조셉 블래터 회장으로부터 이미 동의를 얻어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독일월드컵 조직위원회 페도르 라트만 부위원장도 "베를린에서의 개회식은 2시간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구상하고 있다. 반면 개막경기가 열릴 뮌헨에서 개회식을 한다면 20여분가량의 작은 행사가 될 것이다"라며 베를린에서의 개회식에 힘을 실었다.
현재 개회식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베를린시 브란덴부르크문과 올림피아 스타디움이다. 토마스 해르텔 체육부 장관은 통독의 상징이 됐던 브란덴부르크문에서의 개최를 주장하고 있으며 라트만 조직위 부위원장은 올림피아 스타디움을 월드컵 개회식의 적지로 보고있다.
당초 월드컵 개막식과 개막경기는 뮌헨에서 열리고 월드컵 결승전은 베를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슈뢰더와 독일집권여당 사민당은 정적인 기독사회당의 에드문트 슈토이버가 오히려 독일 월드컵의 수혜자가 되는 걸 염려해 개막경기와 개회식을 나눠서 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이 대표도시인 독일 바이에른주는 1949년 독일공화국 출범이래 지역정당인 기독사회당이 계속 집권하고 있는 곳이며 에드문트 슈토이버는 독일의 명문 축구클럽 바이에른 뮌헨의 골수팬으로 알려져 있다.
***뮌헨시장, 월드컵 개회식 장소 변경에 반발**
월드컵 개회식이 베를린에서 개최될 조짐이 보이자 크리스티안 우데 뮌헨시장은 발끈했다. 우데 시장은 "개회식과 개막경기는 같은 곳에서 열려야 한다. 축구경기가 없는 베를린에서의 개회식과 개회식 없는 뮌헨의 월드컵 개막전에 동의할 수 없다. 게다가 베를린은 월드컵 결승전 장소이기 때문에 개회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1974년 서독이 네덜란드를 꺾고 사상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장소인 뮌헨 올림픽 경기장에서 2006년 월드컵 개회식이 열리길 바라고 있던 바이에른 지방사람들도 갑작스런 개회식장소 변경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주가 독일의 중심이라 생각하며 독일 축구대표팀의 산실인 바이에른 뮌헨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바이에른 지방사람들과 정치적이유로 월드컵개회식만 따로 떼어 베를린에서 치르려는 슈뢰더 총리를 위시한 사민당간의 갈등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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