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경영으로 인해 금융기관에 2조여원의 공적자금을 투입케 한 부실기업 사주 및 임직원들이 부도가 난 후에도 사기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회사자금을 횡령해 축재한 사실이 검찰조사결과 밝혀졌다.
***검찰, 공적자금 투입 부실기업주 횡령, 사기대출 혐의 적발**
대검찰청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26일 회사자금 횡령, 사기대출 혐의로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 김의철 전 뉴코아 회장, 백영기 전 동국무역 회장, 이창수 전 삼익건설 회장 등 부실기업 사주 및 임직원 9명 구속기소하고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 허진석 동성종건 회장 등 12명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은닉한 공적자금 2백80여억원을 회수하거나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환수토록 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은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나산유통 등 부실 계열사와 자신 개인 회사에 대여금, 공사미수금 형식으로 2천3백59억원을 부당지원하고 회사자금 2백90여억원을 부공산 경매자금 등으로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회장은 98년 부도 이후에도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 받아 1천3백억원대의 골프장, 빌딩, 상가 등 8곳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회장은 또 도산절차를 밟던 당시 신한종금에 담보로 제공된 나산관광개발 소유인 2백억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 80장 등을 자신의 부인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무상양도해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적자금 투입 부실기업주 ‘도덕적 해이’ 극에 달해**
김의철 전 뉴코아 회장도 지난 94년에서 96년까지 분식회계 등을 통해 3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2천8백65억원을 사기대출을 받았고, 회삿돈 3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특히 자신의 아들과 사위에게 계열사인 법인신용카드를 지급, 유흥비 등으로 1억4천만원을 사적으로 유용케한 배임혐의가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은 펄프 수입과정에서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매수한 뒤 차액을 환급받는 방식으로 비자금 54억원 조성, 이중 18억원을 미국의 비밀 계좌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신호그룹은 워크아웃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렸고, 직원들은 이와같은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창수 전 삼익건설 회장은 지난 97년 IMF로 적자를 기록하게 되자 분식회계를 통해 3백64억원를 사기대출 받아 공사대금 부풀리기 등으로 46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백영기 전 동국무역 회장은 지난 96년 1천9백14억원의 분식회계로 1천4백43억원을 사기대출 받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한승무역에 2백20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허진석 전 동성종건 회장은 부실계열사인 모 경남지역 신문사에 56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 1백69명 적발, 7백70억원 회수**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지난 2001년 발족 이후 5차에 걸쳐 공적자금비리 사범 1백69명 적발하고 이중 75명을 구속, 81명을 불구속했으며 12명을 지명수배, 현재 1명 수사중이다. 합동단속반은 지금까지 공적자금 7백70억원 회수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10여개 기업을 추가로 수사하고 불법대출에 관련된 부실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해 부정하게 사용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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