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20일 SBS와 KCC경기에서 나온 몰수게임여파로 파행위기로 치닫고 있다.
KBL(한국농구연맹) 김영기 총재는 21일 사무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몰수게임은)아마경기에서는 종종 일어나지만 팬과 스폰서가 있는 프로스포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임의사를 밝혔고 뒤따라 박효원 사무국장, 이인표 경기위원장, 유희형 심판위원장이 모두 동반사임할 뜻을 비췄다.
농구팬들은 몰수게임의 근본문제점인 심판판정 개선책을 궁리해야 할 협회수뇌부의 무책임한 사임에 대해 비난하는 가운데 몰수게임패의 당사자인 SBS는 1억원의 벌금, 이충기 단장 과 이상범 코치에 대한 각각 2시즌, 3시즌 자격정지가 내려진 상황이다.
<사진> KBL 김영기 총재
***프로농구 사상초유의 경기중단사태**
프로농구 사상초유의 경기중단사태는 20일 SBS가 KCC와의 경기에서 4쿼터 중반 심판판정에 불만을 갖고 있던 SBS측이 선수들을 철수시켜 경기속개가 중단돼 발생했다.
당시 KCC의 민렌드를 수비하던 SBS의 칼카모는 심판진으로부터 수비파울을 지적받았고 팀 동료 글로버가 이에 대해 혼잣말로 불만을 토로하자 홍기환 부심은 글로버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이미 3쿼터에 이상민의 가로채기가 파울이었다며 항의하다 첫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던 SBS 정덕화 감독은 격렬한 항의로 두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조치됐다.
이상범 코치는 정 감독이 퇴장당한 뒤 작전타임을 불러 심판들에게 설명을 요구했지만 적절한 대답을 듣지 못했고 격앙된 이 코치는 선수들을 코트에 다시 내보내지 않았다. 시간이 7분가량 지체된 후 박웅열 주심은 경기중단을 선언했다.
***네티즌들 "외국사례 보면서 더 나은 심판판정 시스템 만들어라"**
네티즌들은 KBL 홈페이지를 통해 심판진들의 경기운영 미숙과 SBS의 감정적인 대응을 모두 비판하며 외국사례를 보면서 심판판정에 관한 더나은 시스템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Soju25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심판이 권위를 내세워야 하는 위치인지 게임진행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이 돼야하는 위치인지가 혼동이 오더군여"라며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는 해마다 제기됐던 문제인데 그게 이번에 터진것 같아 아쉽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잘되고 있는 외국사례를 보면서 더나은 시스템을 도입했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고 밝혔다.
Cion25 아이디의 네티즌은 "그렇게 무책임하게 sbs에 중징계를 내리고 사퇴하면 다되나. 어떠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게 프로농구의 살길이 아닐까"라며 KBL 수뇌부의 총사퇴를 비판했다.
Ksa71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또 "현역 코치에게 3년 자격정지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책임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심판진, 나아가 kbl 에서는 별다는 자성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것같고, 가장 중요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은 언제나 나올런지요"라고 반문했다.
***3심제도, 심판교육 등 제도개선 필요**
2002~2003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잇따른 판정시비와 설상가상격으로 5차전에는 시간 계시원의 실수로 15초가 흐르지 않은 채 경기가 진행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일어나 KBL이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었다.
KBL은 이후 심판판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했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이번 '몰수게임' 파문의 빌미를 제공했다.
NBA(북미프로농구연맹)는 지난 78~79시즌 심판판정으로 인한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3심제도를 마련했고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한 NBA는 2002~2003시즌부터 항상 논란의 여지를 남겼던 버저비터에 관해 인스턴트 리플레이를 실시하기도 했다.
더 이상 심판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징계로 심판판정을 둘러싼 농구계의 문제를 뿌리 뽑을 수는 없다. 3심제 도입이나 심판들에 대한 철저한 재교육 프로그램 등 농구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KBL의 제도개선이 추진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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